구석에서 눈물을 흘리는 김도혁. /사진=이원희 기자
'인천 레전드' 김도혁(32)이 생애 첫 강등을 경험했다. 인천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1 37라운드(파이널A) 대전하나시티즌과 홈 맞대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인천은 남은 1경기 결과 상관없이 K리그2 강등을 당하게 됐다. 최하위 인천은 8승12무17패(승점 36), 10위 전북현대는 승점 41, 11위 대구FC는 승점 40을 기록 중이다.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
2부 강등은 인천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2003년 창단 이후 시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 경험이 없었는데, 그동안 수차례 기적 같은 잔류에도 불구하고 올해 처음 아픔을 안게 됐다.
팀 부주장이자 '원클럽맨' 김도혁도 처음 강등을 경험하게 됐다. 김도혁에게 인천이란 팀은 특별하다. 지난 2014년 인천 유니폼을 입은 이후 군복무(아산 무궁화) 시절을 제외하고 팀을 떠나본 적이 없다. 숱한 강등 위기에서 팀과 함께 살아남았다. 올해 계속된 최하위 부진에도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밝혔으나 그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도혁은 인터뷰 도중 울음을 터뜨렸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던 김도혁은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감정이 진정되지 않았다. 구단 첫 강등에도 인천 팬들은 퇴근하는 선수단을 위해 비난 대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그런 인천 팬들 앞에서 김도혁은 다시 걸음을 멈춰야 했다. 그리고 구석을 향해 걸어간 뒤 뒤돌아 한참동안이나 눈물을 닦았다. 김도혁은 눈물을 펑펑 쏟아낸 뒤 진정된 뒤에야 팬들을 지나 걸어 나갔다. 그의 쓰라린 아픔이 느껴지는 퇴장이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면서 "처한 상황이 괜찮지 않는데, 팬들이 괜찮다고 해주셔서 너무 죄송스럽다. 선수들이 이제 만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밖에 못 드릴 것 같다"고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