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가운데)이 지난 9월 24일 홈 최종전을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재환은 명실상부 베어스 거포 계보를 잇는 스타다. 2018년 44홈런을 때려내며 타이론 우즈(1998년 42홈런) 이후 역대 베어스 2번째 40개 이상 아치를 날린 '잠실 홈런왕'에 등극했다.
이 때와 비교할 순 없지만 서서히 내림세를 타는 듯 했던 김재환은 지난해 타율 0.220 10홈런 46타점을 기록, 주전으로 도약한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결의에 찬 비시즌을 보냈다.
휴식도 반납하고 자청해서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이승엽 감독의 특별 과외를 받았고 이걸로도 모자라 양의지의 소개를 받아 인연도 없던 강정호를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김재환(왼쪽)이 지난해 말 강정호의 유튜부 채널에 출연해 "홈런 30개보다는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강정호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 영상 캡처
강정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4,5년 정도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강정호가) 그 포인트를 잘 짚어줬다"며 "내가 고민하는 부분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 부분이 정호 형에게 오게 되는 확실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묻는 질문에 "(강정호가) 나를 못 믿더라. 20홈런을 말하더라. 그럴거면 여기 왔겠나 싶었다"며 "팬분들이나 나나 감독님이나 모든 분들이 원하는 숫자는 있다. 그걸 목표로 하는 건 아니지만 킹캉 베이스볼에 왔다면 그 정도는 목표로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30홈런 목표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강정호 아카데미를 다녀온 뒤 김재환은 "크게 6년으로 나눠봤을 때 앞에 3년(2018~2020년)과 최근 3년(2021~2023년)의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그 전에 이렇게 했었는데 이런 걸 느낄 수 있었다"며 "반대로 이래서 안 좋았구나도 깨달았다"고 전했다.
홈런을 날리는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그러나 다시 한 번 미국으로 향한다. 김재환은 "홈런 30개보다는 우승이 목표"라며 "(내가 부진하면) 우승을 못한다"고 자신이 30홈런을 쳐야하는 이유를 밝혔다. 단 하나였지만 목표까진 부족함이 있었고 팀 성적도 기대를 밑돌았다. 확실한 효과를 봤던 만큼, 팀과 자신 모두 더 성장하기 위함이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을 안고 시작하고도 5위 KT 위즈에 업셋패를 당했다. 역대 최초의 굴욕이다. 특히 18이닝 동안 무득점에 그치며 치명상을 입은 터라 김재환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더구나 2025년은 4년 115억원 FA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에 개인적으로도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최근 "이번에도 미국에 갈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개인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는 김재환은 1월말에서 2월초 떠날 예정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미국으로 떠나 강정호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김재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