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공식 SNS 갈무리
최고 시속 165㎞의 불같은 직구를 던지는 사사키는 일본의 차세대 에이스다. 2021년 데뷔해 4시즌 통산 64경기 29승 15패 평균자책점(ERA) 2.10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도 18경기에서 10승 5패 ERA 2.35로 맹활약했다. 탈삼진도 129개나 잡아냈다.
다만 이토록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는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사사키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 25세 미만, 7년을 채우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바롯데 입장에선 1년을 더 팀에서 머문 뒤 큰 금액을 챙기며 떠나보내는 그림을 그렸으나 이미 2024시즌을 앞두고도 미국 진출 의지를 밝히며 고집을 피웠던 사사키가 다시 한 번 미국 진출 의지를 나타내자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행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나오키 마츠모토 지바롯데 임원은 "그는 일본과 롯데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성공을 기원했다.
2017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비슷한 상황이다. 당시 오타니는 231만 5000달러(약 32억원)에 LA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이도류 활약을 펼치며 팀에 우승 트로피까지 안겼던 오타니와 4시즌 동안 130이닝도 한 번 채우지 못한 사사키의 팀 공헌도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지바롯데는 손해를 감수하고 결국 사사키의 의견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2023 WBC 우승 후 사사키(왼쪽)와 오타니. /사진=사사키 로키 공식 SNS 갈무리
오타니만큼은 아니더라도 사사키와 계약을 맺을 팀도 '잭팟'이 터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사키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755만 달러(약 105억원)이고 이 경우 지바롯데가 챙길 수 있는 금액은 전체 규모의 25%에 불과하다.
사사키는 포스팅을 신청할 경우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계약 규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사사키 또한 당장의 계약 금액에 초점을 두고 미국 진출을 서두른 게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계약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11일 "소식통에 따르면 사사키가 꼽은 행선지 우선순위로는 '안정성, 라이프 스타일, 보안, 선수들 육성 실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사키의 능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매체는 사사키가 '세계 최고의 선수'의 범주에 있냐는 물음에 "그의 동포인 오타니가 존재하는 한 그 타이틀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가 야구계에서 최고의 오른팔 중 하나를 갖고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MLB 구단 관계자는 사사키가 아직 완성품은 아니라면서도 '하지만 세상에 그보다 더 재능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023 WBC 우승 후 다르빗슈 유(왼쪽)와 사사키. /사진=사사키 로키 공식 SNS 갈무리
USA 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MLB 30개 팀이 사사키와 계약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또한 그 30개 팀은 사사키가 다저스를 간다고 믿을 것"이라고 전했다.
디애슬레틱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팀으로 다저스를 비롯해 탬파베이 레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컵스까지 8팀을 나열하며 "아마 그는 오타니, 야마모토와 같은 그룹에 합류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샌디에이고에서 다르빗슈 유와 함께 던지고 싶어할 것이다. 또는 작은 팀에서 에이스가 되고 시카고 컵스에서 신인상을 노리는 꿈을 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팅 마감일은 12월 15일이다. 그 후 선수는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지바롯데로선 MLB 팀의 계약 보너스가 갱신되는 1월 15일 이후 포스팅을 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상보다 사사키의 미국 진출이 더뎌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사키의 행선지에 대한 수많은 예상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 /사진=사사키 로키 공식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