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치어리더들이 '삐끼삐끼 댄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김도영(21·KIA) 등이 중심이 된 젊은 타자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팀을 이끌어갈 선발 투수가 부진했다. 그래서 부상으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한 문동주(21·한화)와 원태인(24·삼성) 등의 부재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KBO리그의 치어리더와 응원 문화는 대만에서 한국 야구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2024시즌 KBO리그의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1088만여 명) 달성에는 경기력 못지 않게 응원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8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팬 2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복수응답 가능)에서도 이 부분이 증명됐다. 이 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49.3%가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 경기장을 찾는다'고 답변했다.
프로야구 특유의 응원 문화와 함께 31%의 응답자는 나들이와 데이트 장소로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고 있으며 '치킨과 맥주 등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문화가 좋아 야구장을 찾는다'는 응답자도 29.4%에 달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KBO리그 관중 신기록에는 응원 문화를 필두로 야구장 자체의 분위기를 즐기려는 팬들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지난 16일 한국-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응원에 나선 치어리더 조연주(왼쪽부터), 남민정, 안지현, 이호정. /사진=김진경 대기자
대만에서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가 주도한 흥겨운 응원은 한국의 패색이 짙었던 시점에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국 프로야구 경기장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KBO리그 특유의 응원 문화였다. 포기를 하지 않았던 한국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결국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를 강화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리미어12 주최측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만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치어리더를 초청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리미어12 스타스'라는 이름으로 초청된 한국 치어리더는 5명이었다. 대만 매체 '청시쉬에(城市學)'은 지난 17일 "대만 프로야구 팀 타이강 호크스에서 치어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안지현과 수원 FC 치어리더팀에 소속돼 있는 김태린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고 보도했다.
한국 치어리더가 참가한 팬 사인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경기장 내 기념품 상점에는 한국 치어리더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얼굴이 그려진 야구공도 판매됐다.
대만 타이베이시 신광미츠코시백화점에서 열린 프리미어12 팝업스토어에서 안지현(가운데)과 조연주(맨 오른쪽) 등 한국 치어리더 관련 상품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다혜, 남민정, 박민수 등 대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치어리더들도 모두 야구 선수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만 팬들은 이들을 마치 아이돌처럼 대한다. 이들 사진이나 사인볼 등의 상품을 구매하는 팬들이 많은 이유다.
지난 9월 대만 방송사 'TVBS'는 "경기 수에 따라 적은 액수의 연봉을 지급받는 한국 치어리더들에게 광고와 TV 출연은 물론이고 싱글 앨범도 발매할 수 있는 대만 무대 진출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2024 KBO리그 히트 상품 중 하나인 '삐끼삐끼 춤'의 주인공인 KIA 타이거즈의 치어리더 이주은도 최근 소속사와 결별하자 대만 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