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로키. /AFPBBNews=뉴스1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는 20일 "지바롯데에서 사사키의 '투구 거부'는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4시즌을 뛴 사사키는 지바롯데의 배려 속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타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25세 미만의 일본 선수가 미국 무대에 진출할 시 마이너리그 계약만 맺을 수 있어 빅마켓이 아닌 재정이 열악한 팀들까지 사사키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꾀하고 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한 국제 스카우트는 "그가 10년 동안 공개 시장에 있었다면 2억 7500만 달러(3829억원)~3억 달러(4177억원)는 받을 것 같다"며 "사사키에겐 한계가 없다"고 극찬했다.
사사키 로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사사키는 2020년 입단해 그해를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않고 구단의 특별 대우를 받았다. 이후 2021년 데뷔한 그는 4시즌 동안 4시즌 동안 394⅔이닝을 소화하며 29승 15패 평균자책점(ERA) 2.10, 이닝당 출루허용(WHIP) 0.89, 탈삼진 505개를 기록했다.
빼어난 성적이기는 하지만 '유리몸'으로 불릴 만큼 부상이 잦았고 규정 이닝을 소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2017년 LA 에인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으나 이도류로서 맹활약을 펼쳤고 팀에 우승 트로피까지 안기는 등 사사키와는 팀 공헌도에서 크나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3시즌을 소화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MLB 진출을 고집하며 구단과 연봉 협상에서 마찰을 빚었고 결국 1월 말에서야 도장을 찍었다. 올해에도 10승 5패, ERA 2.35로 잘 던졌지만 18경기에서 111이닝 소화에 그쳤는데 시즌을 마친 뒤 더욱 노골적으로 구단에 미국 진출 의사를 전했다. 1시즌만 더 보낸 뒤 미국을 진출할 경우 사사키와 구단 모두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미국 진출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구단도 이미 마음이 떠난 그를 억지로 붙잡아 둘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사키. /사진=사사키 로키 SNS 갈무리
작년 말 7월 부상으로 이탈했던 사사키는 9월 복귀해 2경기에서 3이닝씩 던졌지만 고열로 인해 다시 쉬어갔다. 팀 동료는 "CS 1차전을 앞두고 선발 등판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냈다. 경영진의 권유로 결국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졌지만 마지못해 그렇게 했던 것 같다"며 "투구는 할 수 있었지만 오프시즌 동안 어떻게든 MLB에 도전하고 싶어 했고 굳이 어깨와 팔꿈치를 소모하게 하고 싶지 않아 했다. 일부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MLB 스카우트는 고등학교 때의 경험이 그를 조심스럽게 만들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3학년 봄 18세 이하(U-18) 대표팀 훈련 도중 시속 163㎞ 강속구를 던진 뒤 팔꿈치에 불편함을 겪었고 한동안 전력으로 투구하지 못했던 것. 어릴 적부터 빅리그 진출을 꿈꿔온 사사키는 이런 위기감 속에서 고시엔 결승에서도 투구하지 않았다. 덕분에 사사키는 팔꿈치 이상 없이 프로 무대에 데뷔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는 이런 점을 보고 "그의 위기 관리 능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매체는 지난해 겨울 사사키가 벌인 연봉 협상을 '지저분한 협상 드라마'라고 표현했고 그의 어머니가 이 과정에서 깊게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또 다른 일본 매체에선 사사키를 '이기적인 꼬맹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팀을 위한 희생보다는 지극히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사키의 행보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사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