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승민이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롯데 구승민이 20일 사직야구장 내 카페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구승민은 20일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팬들께서 계약 축하한다고 말씀하시고, 안부를 물으면서 반갑다고 하시더라. 오랜만에 만나 좋았다고 말씀해줬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롯데는 '드림(DREAM) 카페 with 비로소(이하 드림 카페)'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드림 카페는 지역 사회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과 자립이라는 꿈(DREAM)을 응원하기 위한 행사였다. 롯데는 이번 행사에서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브랜드 '비로소'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구승민은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니 기분 좋았고, 많은 팬들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날 서빙이나 얼음 채우기 등을 했다는 그는 "색다른 경험을 했고, 좋은 취지로 하는 거니까 뿌듯함을 느꼈다"면서도 "쉽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이번 겨울 구승민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024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그는 지난 10일 롯데와 계약 기간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12억원, 인센티브 총액 6억원)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예상 밖의 빠른 합의였다. 이날 롯데는 구승민의 절친 김원중과도 4년 총액 54억 원(보장 금액 44억 원, 인센티브 10억 원)에 재계약을 했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구승민 선수는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라며 "누구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고, 팀 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선수이며, 도전적인 계약을 한 만큼 더 높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승민(왼쪽)이 10일 롯데와 FA 계약을 맺고 박준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 시즌 다소 흔들렸고, FA 등급도 A등급이 나왔기 때문에 좀 더 나은 계약을 위해서는 1년 재수를 통해 C등급(35세 이상 첫 FA 신청)을 받아 보상선수라는 족쇄를 없앨 수도 있었다. 구승민 역시 "열에 아홉은 그렇게 말하더라"면서도 "그런 걸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내년에 C등급으로 나가면 더 좋은 조건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계산적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1년 늦게 나가는 것보다는, 내년에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며 "대졸에 군대까지 갔다 온 선수라 나이가 있어서 할 수 있을 때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도 밝혔다. 또한 "다른 팀을 염두에 뒀다면 내년에 나가는 것도 방법이었겠지만, 롯데라는 팀이나 팬들이 좋아서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도 말했다.
빠른 계약에서 볼 수 있듯이 협상 과정은 순조로웠다. 구승민은 "일단 구단에서 먼저 잘 말씀해 주셨고, 거기에 따라서 서로 좋게 잘 얘기가 잘 오고가다 보니까 빠르게 이렇게 된 것 같다"면서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에서는 내가 동기부여를 얻게끔 잘 얘기해줬다"며 "생각하는 바가 같았고, 구단 입장에서도 내가 잘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힘을 불어넣어줬다"고 했다.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앞서 후배 투수 김진욱은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저도 항상 필요할 때마다 찾는 게 (구)승민 선배님이다"며 "꼭 남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계약 발표 후에는 프리미어12에 뽑혔던 윤동희가 "내년 준비할 때도 설렐 것 같다"며 기대했다. 이에 구승민은 "한편으로는 뿌듯하면서도 그렇게 말해준 부분에 대해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본인의 말처럼 대졸 출신에 군대(상무)를 다녀오고도 FA 계약을 맺은 구승민이다. 이날 부산광역시가 2031년 개장을 목표로 사직 신구장 계획을 밝힌 가운데, '새 구장 개장 때까지 뛸 생각이 있나'는 질문을 했다. 그때 41세가 되는 그는 "아직 막연히 먼 미래다"고 웃으면서도 "FA도 할 줄은 몰랐는데, 그때 되면 또 달라질 수 있으니 앞만 보고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구승민.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