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 성공률 9.1%' 이현중, 미안함에 홀로 남아 슛 연습했다 "모두 핑계고 내 잘못... 나만 멘탈 잡으면 돼" [고양 현장]

고양=박재호 기자  |  2024.11.22 05:40
한국 농구 대표팀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한국 농구 대표팀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이현중이 지난 21일 인도네시아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이 끝난 뒤 홀로 코트에 남아  슛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이현중이 지난 21일 인도네시아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이 끝난 뒤 홀로 코트에 남아 슛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박재호 기자
슛 난조를 겪은 이현중(24·일라와라 호크스)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경기 후 홀로 남아 연습에 매진했을 정도다.


한국(FIBA 랭킹 53위) 농구 대표팀이 지난 21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77위)에 86-78로 승리했다. 1차전 호주(7위)에 패한 뒤 2차전 태국(88위)을 이겼던 한국은 2연승을 이어가며 2승1패가 됐다.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현중의 활약에 관심이 쏠렸지만 긴 비행과 피로의 여파가 있는 듯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였다. 12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극심한 외곽슛 부진에 빠졌다. 3점을 11개 시도했지만 단 1개뿐이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률은 9.1%다.


이현중이 막히니 한국도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인도네시아에 고전했다. 4쿼터 초반까지 내내 끌려간 한국은 이현중의 3점포 성공이 기점이 돼 흐름을 찾았고, 안영준의 3점포가 연속으로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이현중은 미안한 마음부터 전했다. 그는 "팀 전체적으로 슛이 안 들어갔는데 제가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자신 있게, 과감하게 슛을 쏘지 못했다"며 "동료들과 저를 믿고 써주신 감독님, 코치님,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우리의 베스트 경기력이 아니다. 내일 연습 때부터 제대로 할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이현중.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다행히 4쿼터 초반 터진 유일한 3점이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득점이 됐다. 당시의 기분을 묻자 "너무 좋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1점 차로 지고 있었다. 빨리 수비해서 승리해야한다는 생각뿐이 없었다"고 전했다.

호주에서부터 긴 비행과 피로가 경기력에 영향을 끼쳤나고 묻자 단호하게 "그건 핑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현중은 "그냥 제가 준비가 안 됐던 거다. 나뿐만 아니라 상대도 비행기를 타고 왔다. 제가 좀 더 준비를 제대로 했어야 했고 제 잘못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짧은 소집 기간으로 인해 팀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현중은 "소집 기간이 짧아 역할 분담이 잘 안 됐다. 하지만 팀원들 모두 이타적이고 수비적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며 "저만 멘탈 잡고 잘 해주면 형들과 동생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팬분들 앞에서 경기할 기회에 소중한 승리를 거둬 다행이지만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제 자신에게 좀 실망스럽다"고 자책했다.

이현중(오른쪽)의 경기 모습.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이현중(오른쪽)의 경기 모습.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다음 상대는 '강호' 호주다. 하지만 이현중이 호주 리그에서 뛰는 만큼 가장 익숙한 상대이기도 하다. 이현중은 "인도네시아보다 신장, 피지컬이 좋고 스킬도 좋다. 때문에 하나 하나 다 빨라야 하고 더 빨리 헬프 디펜스를 해야 한다"며 "오늘 심판 콜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불렸는데 제가 아까 (동료들에게) 불만이 있으면 항의 한 번 하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얘기했다. 심판이 방해 요인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준호 감독은 이현중 활용 방안에 대해 "하윤기, 문정현 등 제공권 좋은 선수가 합류하지 못했다. 이현중은 기동력과 신장 다 좋기 때문에 3번이 적합하지만 2, 4번도 주문할 예정이다. 오늘은 좀 혼란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현중은 "파워포워드는 익숙하지 않지만 감독님이 주문하고 팀에서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면 잘할지 공부하고 또 잘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인터뷰를 마친 이현중은 선수들이 다 경기장을 떠난 이후에도 코트에 남아 홀로 3점 연습에 매진했다. 떨어진 슛 감각을 높이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경기 때 잘 안 들어갔던 슛이 연습 때는 놀라울 정도로 림에 꽂히며 호주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현중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이현중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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