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 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저는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며 "대한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 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는 전임 회장님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의 연속,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려는 부끄러운 행동으로 협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대한민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전 감독은 "이 추락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 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동행, 공정, 균형, 투명, 육성' 등을 축구계 문제 해결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내년 임기가 끝난다. 아직 4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정 회장이 다시 도전에 나설 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온전한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정 회장의 자격정지 중징계를 요구하고, 축구협회 노조가 협회 수뇌부 퇴출을 외치는 등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는 허 전 감독 뿐이다. 정 회장이 출마한다면서 12년 만에 복수 후보가 경쟁을 펼치게 된다.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다음 달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된다. 이어 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8일 투표가 열린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