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남노(왼쪽부터), 임태훈, 백종원, 김민성, 데이비드 리/사진=ENA
도전자들뿐만 아니라 백종원과 담임 셰프들도 피, 땀, 눈물을 흘렸다.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이하 '레미제라블')의 이야기다.
27일 ENA 새 예능 프로그램 '레미제라블'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종무 PD, 한경훈 PD를 비롯해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 김민성 셰프, 데이비드 리 셰프, 임태훈 셰프, 윤남노 셰프가 참석했다.
'레미제라블'은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처절하게 부딪히는 20인 도전자들의 이야기, 이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기 위한 백종원 대표와 4인 담임 셰프의 진정성 가득 담긴 100일간의 인생역전 프로젝트다.
백종원은 '레미제라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했다. 그는 "한경훈 PD가 처음 기획안을 가져온 게 작년 가을쯤이다. 근데 '못할 거다'라고 했다. 일반 서바이벌이랑 달리 창업 관련이었다. 또 환경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들과 진행했다. 최근 프로그램 호응이 있으면 일반인 이슈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견되지 않냐"며 '레미제라블'에 우려가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또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창업이 진정성 있는 거다. 그래서 한경훈 PD와 오래 상의했다"며 "결국엔 한경훈 PD가 준비해왔더라. 제일 힘들었고, 제일 장기간 촬영이었고, 제일 혼신의 힘을 다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 백종원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간 한경훈 PD는 "(백종원) 대표가 있어 이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종무 PD(왼쪽부터), 윤남노, 임태훈, 백종원, 김민성, 데이비드 리, 한경훈 PD/사진=ENA
백종원과 4명의 담임 셰프들은 '레미제라블'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먼저 백종원은 "도전자들이 잘되게 도와야 했다. 만약에 이 프로그램이 기획안대로 진행되면 어떤 프로그램보다 보람이 있을 거 같았다. 사회적 약자라고 소리를 듣는 분들, 또 청년들한테 너무 많은 짐을 지게 한 거 같다. 기성세대가 기회 주지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잘만 하면 창업 꿈꾸는 분들에게, 기회가 없던 분들에게도 약간의 실마리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성 셰프는 "처음 섭외 전화가 광고 전화인 줄 알았다. 그래서 안 한다고 끊었는데 다시 전화가 오더라. 처음엔 만나서 거절하려고 했다. 근데 제작진의 세치 혀에 놀아놨다. 일반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며 하자고 하더라"며 "그러다 하게 됐는데 위장병도 얻게 됐다. 그래도 100일 동안 도전자뿐만 아니라 나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리 셰프는 "힘든 도전자들이 도움이 필요로 하는 거 같다"며 "도전자를 도와줄 수 있는 역할로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임태훈 셰프는 남다른 사명감 속 '레미제라블'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섭외 전화가 왔는데 무조건 하고 싶다고 했다. 자립 청년, 보육 시설에 있는 청년들이 많더라"라며 "나도 힘들게 살아와서 이 친구들한테 도움이 돼 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싶었다. 나도 어린 나이에 자영업을 빨리 시작했다. 장사라는 걸 이 친구들한테 가르쳐줄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윤남노 셰프는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경력이 수십 년 있는 것도 아니고 12~13년 정도 됐다. 훌륭한 셰프가 많은데 굳이 내가 들어가 폐를 끼치지 않을까 싶었다. 겸손한 척이 아니라 잘하는 셰프가 많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과거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나를 도와준 분이 2명 정도 있다. '힘든 도전자들한테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참여했다"며 "촬영이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그런데 촬영 끝나고 행복해서 잠을 못 잤다. 내가 뭔가를 도와주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임태훈 셰프/사진=ENA
윤남노 셰프/사진=ENA
데이비드 리 셰프/사진=ENA
임태훈, 윤남노 셰프는 '흑백요리사' 출연 후 달라진 점을 밝히기도 했다.
임태훈 셰프는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셰프, 발전해나가는 셰프가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한 건 손님이 많이 찾아와주시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거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리 셰프는 "일주일이 내내 토요일이다. 그만큼 바쁘다. 생활이 바쁘고, 요리사로서 이렇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우리만 업장이 아닌데, 우리한테 많이 집중돼서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다른 셰프들에게도 미안함을 갖게 된다. 행복하다 보니까 몇 달 전의 경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더라"며 "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요리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사진=ENA
김민성 셰프/사진=ENA
백종원과 4명의 셰프는 '레미제라블'에 마음을 다했다.
특히 백종원은 4명의 담임 셰프의 진정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백종원은 "(나와 셰프들의) 시너지가 안 좋았다"며 "처음 의도는 창업과 연관된, 매장 운영과 관련한 된 거라 때론 세게 말하고 때론 아픔을 보듬어줘야 했다. 그래서 내가 세게 말할 때 아픔을 보듬어 주고, 내가 보듬을 때 채찍질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네 분이 잘해줬는데, 중반에 넘어가면서 자기들이 이입해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더라. 그래도 진행이 돼야 하는데 생떼를 쓰더라"고 전했다.
도전자들에게 공감하고 이들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란 담임 셰프들은 건강 이상까지 생기기도 했다. 김민성 셰프는 "100일 동안 하면서 위장병이 새겼다. 딱 끝나니까 사라졌다"고 했다. 백종원도 "요로결석도 생겼다"고 거들었다.
데이비드 리 셰프는 "피, 땀, 눈물 흘리며 열심히 촬영했다. 20명의 도전자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임태훈 셰프 역시 "3개월 동안 모두가 피, 땀, 눈물을 많이 흘렸다. 즐거운 날도 있었는데 힘든 걸 같이 해와서 그런지 몰라도 더 돈독해지고 친해졌다. 즐거운 반면에 힘든 부분도 많았다. 기대해 주셔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레미제라블'은 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