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파트너스, 기술 1위 기업 인수 뒤 7년 만에 법정관리…"경영능력 의구심"

전시윤 기자  |  2024.11.27 16:54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MBK의 과거 투자 실패 사례들이 눈길을 끝다. 특히 지난 2009년 인수한 기술중심 기업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 7년 만에 법정관리에 이르게 한 후 헐값에 매각한 전력이 있어 20조원에 육박하는 첨단 기술이자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영화엔지니어링은 MBK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기술력 우수 기업이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4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고, 158억원이던 매출이 2008년 2,600억원까지 급성장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초고층 건물과 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MBK가 인수 후 회사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당시 업황 문제도 있었지만, MBK의 경영 통제 아래 기술력 강화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 대신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해 단기 실적에 치중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수 5년째인 2013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기록한 회사는 2014년 3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자율협약 체결 이후 회사는 임직원의 70%가량을 감원했다.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짐에 따라 수주활동도 어려워졌다. 원금 상환은 연장됐지만, 7%에 달하는 이자는 유예되지 않았고 금융비용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2015년 매출이 838억원으로 급감했고, 당기순손실 348억원을 기록하며 결국 2016년 3월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까지 이르렀다. 이후 2017년 회사를 496억원에 매각되며 MBK의 기술기업 투자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실패 사례를 들어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 규모의 기술 중심 중견기업도 제대로 경영하지 못한 MBK가 20조원대 시가총액의 글로벌 기술기업인 고려아연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영화엔지니어링 사례에서 드러난 MBK의 한계점들이 고려아연 인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먼저 기술기업에 대한 경영 전문성 부족이다. 영화엔지니어링의 경우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보다는 외형 확대에 치중하다 실패했는데, 이는 기술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다.

또한 단기 수익 추구로 인한 기술투자 소홀이다. 영화엔지니어링 운영 과정에서 보여준 과도한 해외사업 확장과 리스크 관리 부재는 장기적 기술개발보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결과였다. 이러한 경영 스타일은 50년 이상의 기술 축적과 지속적인 R&D(연구o개발) 투자가 필요한 고려아연 같은 첨단 소재기업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더구나 고려아연은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닌 글로벌 비철금속 시장의 선도기업이자,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을 보유한 첨단 기술기업이다. 25년간 9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연구개발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기업 경영 실패 사례를 보유한 MBK가 고려아연 같은 세계적 기술기업을 인수한다면 영화엔지니어링의 실패가 더 큰 규모로 재현될 수 있다"며 "이는 비철금속 세계1위 기업의 문제를 넘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정부가 첨단전략기술분야로 지정하며 적극적인 육성을 천명한 이차전지 소재 등 첨단 기술이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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