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진 김도영 이상급" 커리어하이 베테랑, '3루수 변신'에 두산 1년이 달렸다... 강승호는 '2025년 키맨'

안호근 기자  |  2024.11.30 12:41
두산 강승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강승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5월까지는 김도영 이상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정말 놀랄 만한 타격을 보여줬다."

국민 타자도 놀란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부침도 있었지만 분명히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를 마련한 강승호(30·두산 베어스)지만 안주할 여유는 없다.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두산은 정신없는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3루수 허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T 위즈로 이적했고 두산의 유격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김재호(39)가 은퇴를 선언했다.

외국인 선수들을 전원 메이저리거들로 채우며 분위기를 전환했지만 여전히 내야엔 공백이 큰 상황이다.


특히나 허경민의 공백은 뼈아프다. 통산 타율 0.293, 올 시즌 0.309로 반등한 허경민이지만 진짜 가치는 수비에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하며 두산의 핫코너를 13시즌 동안 지켰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 3루수로도 활약했다.

골든글러브(2018년)도 수상했고 지난해 신설된 KBO 수비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그만큼 수비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의 3루수다.


그 자리를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 지난해 허경민 다음으로 많은 이닝 3루를 지킨 이유찬(174이닝)이 있지만 전민재(129이닝)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향한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이 떠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예상 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로 강승호의 3루 변신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이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강승호는 두산 이적 후 줄곧 2루수로 기용돼 왔다. 이젠 주전 2루수라는 수식어가 익숙해질 때쯤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유찬은 지난해 외야수로 외도를 했던 자원이다. 내야에서 활용도는 여전하지만 그만한 아쉬움이 있었던 선수다. 두산이 1라운드에서 지명한 박준순은 어깨가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익숙한 포지션도 2루수로 두산에서도 그를 2루 자리에서 키울 생각인 것처럼 보인다. 2024시즌 신인 여동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유격수 자리에선 박준영과 박계범이 경합할 예정이고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이 유틸리티 자원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지만 3루엔 이렇다할 선수가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이승엽 감독은 강승호 카드를 꺼내들기로 했다.

3루수는 핫코너로 불릴 정도로 강한 타구들을 처리해야 해 결코 쉽지 않은 자리지만 수비 범위는 2루보다 좁아 체력 면에선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거포들이 3루에 즐비한 이유도 그 중 하나다. 강승호가 제대로 안착만 한다면 타격의 시너지를 더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비가 좋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올 시즌 초반에도 고전했다. 지난 5월 14일까지 무려 실책 9개를 범했다. 타격이 아무리 좋아도 두산 팬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총 실책은 13개로 마무리했다. 이후 4개월 보름 가까이 실책은 4개에 불과했다.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만난 강승호는 "지금 생각해 보면 초반에 정말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조성환 코치님께서 엄청 도움을 주셨다. 초반 20~30경기까지 실책이 8개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한다. (실책을) 30~40개 정도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13개로 끝났다"며 "조성환 코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또 심리적으로 편하게 해주셨고 훈련도 많이 시켜주시고 멘탈적으로 많이 관리를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하다 보니까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격은 말할 것이 없다. 2013년 LG 트윈스 1라운드 3순위로 데뷔해 SK 와이번스를 거쳐 2021년 강승호는 FA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서도 4번째 시즌인 올해 완벽한 주전으로 올라섰다. 지난 3시즌 모두 100경기 이상 충분한 기회를 받았지만 아쉬움을 남겼던 그는 올 시즌 타율 0.280 18홈런 81타점 81득점, 출루율 0.328, 장타율 0.476, OPS(출루율+장타율) 0.804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써냈다.

강승호가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강승호가 마무리 캠프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승엽 감독도 "강승호는 올해 커리어 하이였는데 시즌 초중반에 비해서는 마무리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 5월달까지는 거의 김도영 선수 이상급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놀랄 만한 타격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괜한 말이 아니다. 5월 14일까지 강승호는 타율 0.339에 10홈런 36타점을 몰아치며 리그 최고 수준 타자로 활약했다. 이 기간 김도영은 타율 0.335 12홈런 27타점으로 타율과 타점에선 강승호가 더 나았다.

그러나 6,7월 이후 부진이 찾아왔고 스스로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자발적으로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강승호는 "시즌 후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마냥 쉬는 것보다는 훈련을 하면서 올 시즌 뭐가 부족했는지 체크도 해보고 내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방향성도 잡아볼 겸 참석하게 됐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이 감독 또한 "6,7월 지나면서 부진했던 시간이 길었다. 부진한 시간을 줄이고 좋은 타격감을 올리기 위해서는 조금은 변화를 줘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도 문제점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지가 많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강승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 감독은 "승호가 지금 약간 문제 있는 부분을 잘 체크해서 내년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꾸준할 수 있도록 지금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강승호는 긴장감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그는 "워낙 잘하는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며 "열심히 하고 있지만 후배들을 보면서 저 또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경각심을 나타냈다.

우선은 강승호의 3루 안착 가능성을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합격점을 받으면 유격수와 2루수에 경쟁 체제를 통해 시즌 전 주전을 선발한다는 게 두산의 계획이다. 그러나 강승호가 3루에서 적응하지 못할 경우 계획은 원점이 된다. 그만큼 강승호의 어깨가 무겁다.

강승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강승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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