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회장님' 양현종은 왜, "다시 우승해야겠단 생각 들었다" 했나... '36세 대투수'도 강렬했던 카퍼레이드 [한남동 현장]

한남동=안호근 기자  |  2024.12.01 22:23
KIA 양현종이 1일  '2024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선발 투수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KIA 양현종이 1일 '2024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선발 투수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젠 회장님이다. '대투수' 양현종(36·KIA 타이거즈)에겐 남다른 하루였다.

양현종은 1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4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선발 투수 부문 리얼글러브를 수상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주최하는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선수들이 직접 각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 선수를 뽑는 시상식으로 양현종은 선발 투수로서 빼어난 수비 실력을 인정받아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무대에 오른 양현종은 "이 상이 가장 뜻깊고 의미 있는 상인 것 같다. 순수 선수들만이 뽑아준 상이고 선수들이 인정해준 상"이라며 기쁨을 나타냈다.


올 시즌 29경기에서 171⅓이닝을 소화한 양현종은 11승 5패 평균자책점(ERA) 4.10으로 맹활약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나서 1승을 챙기며 KIA의 V12를 견인했다.

11월 30일은 유독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오후 2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4가에 모여 우승 카퍼레이드 행사를 진행한 것. 추운 날씨에도 광주 시내에 1만여 명이 운집해 KIA의 우승을 함께 즐겼다.


양현종(가운데)이 11월 30일 KIA 우승 카 퍼레이드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양현종(가운데)이 11월 30일 KIA 우승 카 퍼레이드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광주 지역에선 역대 3번째 야구 우승 차 퍼레이드다. 1983년 첫 우승, 1989년 5번째 우승 이후 35년만. 주최 측인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약 1만 명의 광주 시민이 카퍼레이드를 함께했다. KIA 유니폼을 입은 어린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팬들까지,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타이거즈에서만 3차례 우승한 양현종도 처음 경험한 카퍼레이드였다. 그는 "항상 TV나 신문으로만 봤던 걸 내가 하니까 감격이었다"며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한 달 정도 지나서 걱정도 했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이 와주셨다. 그래서 너무 놀랐고 감사했다. 선수들끼리도 '우와'만 외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버스 앞에서 풍물놀이패 분들이 흥을 돋워 주셨는데 충장로에서 축제할 때의 그 느낌이라 우리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벅찼다"며 "우승하고 (한 달간) 아빠로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우승 행사를 하니 이렇게 좋은 거였구나를 다시 느꼈다. 한 번 더 카 퍼레이드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그 여흥이 가시지 않는 듯 했다. 양현종은 "카 퍼레이드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 이상, 놀라울 정도로 너무 많이 환영해주고 축하해주셔서 선수들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며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축하 받은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선수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카 퍼레이드를 또 하고 싶어서라도 다시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새로운 경험이었고 축하나 환영 받는 게 처음이었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더 누릴 것이 없을 만큼 개인적으로나 팀 커리어로도 많은 것을 이룬 양현종. 이젠 자신만이 아닌 프로야구 선수들 전체를 대표하는 역할까지 떠안게 됐다.

양현종(왼쪽)이 김태군과 함께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양현종(왼쪽)이 김태군과 함께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양현종은 이날 시상식 후 진행된 선수협 정기총회를 통해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선수협 제13대 회장 선출을 위해 국내 프로야구선수 820명(등록,육성,군보류 포함)를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는데, 전체 투표율 52%를 기록한 투표에서 양현종은 가장 많은 36%의 득표로 새 회장으로 선임됐다.

"중책을 맡겨주신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2년 동안 솔선수범했던 김현수 전 회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양현종은 "선수들에게 더 귀를 기울여 후배, 선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담감도 크다. 양현종은 "선수협을 만들어 주셨던 예전 선배님들께서도 꾸준히, 최대한 좋은 선수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다"며 "11대, 12대 회장이셨던 (양)의지 형이나 (김)현수 형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많이 느껴졌다. 선배들의 행보에 흠집이 나지 않게 해야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팬들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양현종은 프로 스포츠 사상 초유 1000만 관중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 시즌에 1000만 관중을 넘을 만큼 정말 많은 야구 팬분들이 생겼고 저희는 거기에 감사함을 갖고 있다. 내년 시즌은 시작 전부터 팬분들께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될 것 같다"며 "사무총장님과 겨울 동안 많은 얘기를 하고 전지훈련 가서도 부회장님들하고도 대화를 나누면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생각을 할 계획이다. 당연히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분들의 감사함을 더 신경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선발 투수 리얼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전하는 양현종. /사진=뉴시스 선발 투수 리얼글러브를 수상하고 소감을 전하는 양현종.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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