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놀라서 못 쳤다" 김도영조차 극찬한 이 투수, 누구?

청담동=김동윤 기자  |  2024.12.02 06:41
두산 김택연이 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두산 김택연이 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김)택연이 공은 다르다" 김도영조차 깜놀한 신인왕 구위, 그런데 더 강해진다... 구속 상승+구종 장착 예고


두산 베어스 마무리 김택연(19)이 심상치 않은 2025시즌을 예고했다.

김택연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호텔 리베라 청담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받았다. 지난해 한은회 '아마 특별상-선수 부문' 수상자였던 김택연은 2년 연속 은퇴 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막 KBO 시상식들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벌써 3번째 수상이다. 가장 먼저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총 101표 중 93표(92.08%)를 획득, 신인왕을 차지했다. 1일 현역 선수들로 이뤄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주관 리얼 글러브 시상식에서는 구원 투수상을 받았다.

올해 활약상이 그만큼 대단했다. 동막초-상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김택연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과 묵직한 구위로 올 시즌 60경기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65이닝 78탈삼진을 기록했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우며 두산의 정규시즌 4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김택연은 수상소감으로 "지난해 이 자리에서 아마추어 선수로서 상을 받았다. 다음엔 프로 선수가 돼서 꼭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1년 만에 수상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 1년 만의 수상은 정말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사실 시즌 초만 해도 부진해서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지금도 얼떨떨하다. (지금의) 어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수상 후 이날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김도영(21·KIA 타이거즈)과 맞대결이 화제가 됐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김도영은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는 등 각종 시상식의 단골이 됐고, 김택연과 친분을 다지고 있다. 올해 김택연은 김도영을 만나 3타석에서 볼넷 하나를 내주고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우위를 점했다.

두산 김택연(왼쪽)이 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두산 김택연(왼쪽)이 1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4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최고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에 김도영이 먼저 "(김)택연이와는 항상 내가 안 좋을 때만 만나서 내년에 좋을 때 만나보고 싶다"고 답하면서도 "택연이 공은 정말 다르다. 신인인데도 너무 공이 좋아서 내가 놀라서 못 친 것도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MVP의 인정을 받은 김택연 역시 "내가 (김)도영이 형을 직구로 두 번 삼진 잡긴 했는데 그때는 형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 "첫 대결에서는 투수가 유리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어렵게 승부할 것 같다. 그래도 몸쪽으로 빠른 공을 던지겠다"고 화답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김택연이지만, 어린 곰은 만족을 모른다. 지난달 충격의 조별 라운드 탈락으로 끝난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 대회를 통해 첫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김택연은 쿠바전에서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김택연은 "내년 시즌 준비를 다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국제대회는 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또 올해 매일 경기를 치르다 보니 리프레시(기분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개막전 때도 멘탈이 흔들리니까 경기 내용도 많이 안 좋았다. (김)도영이 형이 '야구는 멘탈 싸움'이라고 했는데 내년에는 그걸 생각하고 장점을 유지하면서 발전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해 제일 까다로웠던 선수를 묻는 유망주의 질문에는 최다안타 수상에 빛나는 빅터 레이예스(30·롯데 자이언츠)를 꼽았다. 레이예스는 올해 202안타를 때려내며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세운 단일시즌 최다 안타 기록(201안타)을 넘었다. 김택연을 상대로도 5번 만나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택연은 "레이예스가 가장 까다로웠다. 내가 결정구라고 생각한 걸 커트해내고, '못 치겠지' 싶은 공을 안타로 만들어냈다"며 "난 한 번 지고 다음에 또 지는 걸 정말 싫어한다. 레이예스만큼은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구속 상승과 변화구 추가 장착을 2025시즌 과제로 삼았다. 올해 김택연은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KBO 최고 마무리로 거듭났다. 김택연은 "나는 아직 구속 상승의 여지가 더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직구 외에 결정구를 더 만들고 싶다. 직구처럼 단숨에 S급 구종을 만들 순 없겠지만, 승부구가 될 만큼의 공을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구종 추가가) 1년 만에 되진 않을 것이다. 꾸준하게 연습해서 내년 시즌, 될 때까지 해볼 생각이다. 구종은 정하지 않았다. 아직 내게 맞는 다른 공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더 던져보려 한다"며 "올해도 직구를 되는 데까지 부딪혀봤다. 그래야 많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변화구도 중요할 때 사용하고 부딪히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두산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두산 김택연.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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