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단 페라자.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페라자는 지난 4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2025시즌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2025년 보류선수 명단에 공시된 지 4일 만이다. 페라자는 2024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초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5월까지 무려 54경기에서 1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모처럼 나타난 대형 외국인 타자의 탄생을 알렸다.
5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부상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탔다.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부딪히며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보름간 휴식 후 돌아왔으나 나아지질 않았다. 6월 8경기 타율 0.259(27타수 7안타)를 시작으로 후반기 57경기에서 타율 0.229(205타수 47안타) 8홈런 20타점에 그쳤다.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122경기 타율 0.275, 24홈런 70타점 75득점, 출루율 0.364 장타율 0.486 OPS 0.850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후반기에서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한화 팬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선수였다. 페라자는 시즌 종료 후 재계약이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중에도 자신의 SNS에 "안녕하세요!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 최고에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또한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신 이글스 구단에 감사드립니다. 이 경험을 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은 너무 아름다운 나라이고 저한테 너무 특별한 곳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재계약 불발이 확정된 지난달 22일에는 "한화에서 뛰는 것은 정말 즐거웠고, 그리울 것 같다"라며 자신의 응원가 가사이기도 한 "pepe pe raza oh oh oh oh home run"이라는 문구와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함께 적어 한화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눈물의 이별을 뒤로 하고 페라자는 커리어 첫 메이저리그 데뷔를 준비한다. 베네수엘라 태생의 페라자는 2016년 시카고 컵스 산하 루키리그 팀을 통해 프로에 입문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 처음 올라와 121경기 타율 0.284(461타수 131안타) 23홈런 85타점 13도루를 기록했으나, 한화행을 선택했었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가 FA를 선언해 그를 대신할 좌익수를 찾고 있다. 좋지 않은 수비에도 트리플A와 한국 KBO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스프링캠프 활약을 통해 빅리그에 데뷔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요나단 페라자(오른쪽)가 지난달 22일 자신의 SNS에 한화팬들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요나단 페라자 개인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