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고개 들자, 새 역사를 쓴 그대여" 팬 걸개에 더 울컥한 선수들... 패자도 빛난 '아름다운 도전' [전주 현장]

전주=박재호 기자  |  2024.12.09 07:36
서울이랜드 팬들이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대 서울이랜드의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24' 2차전 원정에서 1-2로 패한 뒤 '고개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여'라는 걸개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박재호 기자 서울이랜드 팬들이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대 서울이랜드의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24' 2차전 원정에서 1-2로 패한 뒤 '고개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여'라는 걸개를 들어올리고 있다./사진=박재호 기자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서울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서울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고개 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여"

서울이랜드의 창단 첫 승격의 꿈이 아쉽게 사라졌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24' 2차전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2014년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1 무대를 노렸던 서울이랜드는 1·2차전 합계 스코어 2-4로 승격이 좌절됐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승격 전도사' 김도균 감독이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리그 3위로 이끌며 첫 승강 PO에 진출한 서울이랜드다. 선수층과 전력에서 우위인 전북을 맞아 두 경기 모두 분전했지만 아쉽게 패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서울이랜드는 팬들의 기세가 강하기로 유명한 전주성 원정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오히려 선제골은 서울이랜드 몫이었다. 전반 막판 브루노 실바가 기막힌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기적을 준비했다. 하지만 후반 초반 티아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마지막 총력전을 펼치던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문선민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결국 기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쓰러지는 양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쓰러지는 양팀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격이 무산된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고개 숙였다. 선제골을 넣은 브루노 실바, 측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던 박민서 등이 눈물을 보였다. 특히 박민서는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자 오스마르, 김오규가 다가와 안아주며 위로했다.


원정 온 팬들도 함께 울었다. 이어 서울이랜드 응원석에선 '고개 들자, 새로운 역사를 쓴 그대여'라는 걸개가 올라왔다. 팬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잘 싸워준 선수들을 위로했다. 서울이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박민서는 팬들을 보자 흐르는 더욱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스포츠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 때로는 이보다 냉혹할 수 없다. 하지만 때론 빛나는 패자도 있다. '패자' 서울이랜드가 올 시즌 보여준 발전과 과정은 인정받아 마땅했다. 김도균 감독 체제에서 화끈하게 공격 축구를 하는 팀으로 거듭났고 올 시즌 63골을 몰아쳐 K리그2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른바 '도균볼'은 '이기고 있어도 계속 두들긴다'로 인식을 심어줬다.

김도균 서울이랜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도균 서울이랜드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전 "긴장보다 설렘이 크다"라며 승격을 노렸던 김도균 감독은 경기 후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동시에 보였다. 그는 "승격은 실패했지만 나도, 팀도, 우리 선수들도 모두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올 시즌의 경험들이 우리 선수들에게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승격 자체가 중요한 건 맞지만 승격으로 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우리는 올해 좋은 과정으로 단계를 밟았다"면서 "이 경험과 기운을 잘 받아서 내년엔 승격할 수 있는 팀으로 잘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도균 감독은 '실패했지만 실패가 아니다'라며 계속 발전을 강조했다. 다음 시즌 '도균볼' 2년 차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내년 시즌을 다짐하는 서울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내년 시즌을 다짐하는 서울이랜드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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