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개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서해 바다 입수 모습. /사진=류현진 공식 SNS 갈무리
11일 공개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의 서해 바다 입수 모습. /사진=류현진 공식 SNS 갈무리
한화 류현진은 11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에는 류현진을 비롯해 한화의 베테랑 8명이 있었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서해에서 이들의 입수가 이뤄졌다.
가장 먼저 바다로 향한 건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지체없이 뚜벅뚜벅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이들과 함께 다른 베테랑 선수들도 바다에 입수했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였지만 이들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바다에 몸을 완전히 담그며 머리까지 적신 뒤 천천히 걸어 나왔다. 물 밖에 나온 선수들은 다 젖은 몸으로 몹시 추위에 떠는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팬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러 겨울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내년에 제대로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각오를 다졌다. 또 함께 입수한 이재원과 장시환, 최재훈, 채은성, 안치홍, 장민재, 이태양의 이름도 적었다.
왜 한화 선수들은 난데없이 겨울 바다에 몸을 던진 것일까.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올해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팬들과 한 약속 때문이었다. 2024시즌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이색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한화 주장 채은성은 올 시즌 목표 성적으로 4위를 꼽은 뒤 "베테랑 형들과 상의했는데, 5강 안에 못 들 경우 고참들이 12월에 태안 앞바다에 가서 입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시환은 "내년에 신구장이 생기는데 올해 우승하면 (2025시즌) 개막전에 팬분들을 다 공짜로 초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는 우승 공약을 공개하는데, 한화는 5강을 마지노선으로 내걸었다. 그렇지만 올 시즌 한화(66승 76패 2무·8위)는 5강 안에 들지 못하며 팬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미디어데이에서 공약했던 서해 입수를 실제로 실천한 것이다.
한화 베테랑 선수들이 겨울바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류현진 공식 SNS 갈무리
또 마케팅 쪽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냈다. 올 시즌 총 80만 4204명의 관중이 입장하면서 한화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관중을 동원했다. 여기에 KBO 최다 매진 신기록(47회)도 세웠다.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입장 수익은 약 128억원으로, 종전 최고였던 2018년 대비 39% 증가했다. 경기 특성에 맞는 티켓 가격과 전략적 구간 설정으로 객단가 1만 5928원(리그 3위)을 기록했다. 한화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89% 증가했다. 이 역시 한화 구단 신기록이었다. 상품 매출 중 유니폼 비중이 약 69%였는데, 그중 40%가 시기별로 다양하게 내놓은 스페셜 유니폼(류현진 100승, 밀리터리, 섬머, 핑크 등)이었다. 여기에 유튜브 이글스TV 구독자(35.1만명,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구독자 76% 상승)와 조회수(2.3억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1% 상승) 등 주요 지표 역시 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25년 개장 예정인 한화 이글스의 신축 야구장 조감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외국인 선수 구성 작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라이언 와이스(28)와 보장 금액 75만달러(계약금 15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9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또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와 결별한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로 베이스볼 아메리카 선정 팀 내 유망주 랭킹 1위 출신 에스테반 플로리얼(27) 영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한화를 이끄는 베테랑들이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며 팬들과 약속을 지켰다. 과연 한화가 내년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또 내년 미디어데이에서는 무슨 공약을 내걸 것인가. 벌써 한화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5년 개장 예정인 한화 이글스의 신축 야구장 조감도. /사진=한화 이글스
2025년 개장 예정인 한화 이글스의 신축 야구장 조감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