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법의 양탄자 탄 '알라딘' 이성경,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

김나연 기자  |  2024.12.15 12:07
알라딘 / 사진=에스앤코 알라딘 / 사진=에스앤코
배우 이성경이 '알라딘'을 통해 첫 뮤지컬에 도전했다. 베일을 벗은 무대 위 이성경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공존했다.


지난 22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알라딘'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디즈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전 세계 4대륙, 11개 프로덕션에서 공연, 약 2천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지금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브로드웨이 히트작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애니메이션, 라이브 액션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전 세계인의 오랜 사랑을 받은 '알라딘'은 누구나 추억하는 작품과 캐릭터인 만큼, 그 최초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터. 브로드웨이 초연 10년 만에 국내에 성사된 프로덕션인 만큼 더욱 큰 기대가 쏟아졌다.


램프의 요정 지니가 등장해 시작되는 '알라딘'의 스토리는 대사에도 나오듯이 '아는 맛'이다. 아그라바 길거리 출신의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알라딘과 지니의 진실된 우정이라는 2개의 캐릭터 관계를 중심으로 램프를 둘러싼 여정을 풀어낸다. 길거리 도둑인 알라딘은 생각을 고쳐먹고 '새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와중 빠른 입담과 전지전능한 힘을 지닌 지니의 도움으로 새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알라딘은 거짓의 삶 속에서 시험에 빠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사랑을 깨닫는다.

알라딘 / 사진=에스앤코 알라딘 / 사진=에스앤코
이 가운데, 익숙한 멜로디의 넘버, 전체가 금빛으로 빛나는 무대 위에서 검무, 벨리 댄스, 탭 댄스, 스틱 댄스 등이 쉴 새 없이 펼쳐지며 남녀노소 관객들의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대 장치도 기대 이상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알라딘'은 아그라바 시장에서 황금 동굴, 또 사막의 왕궁을 넘나들며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가장 먼저 초대장을 보내는 것은 지니다. 강홍석은 관객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입담에 쉼 없이 펼쳐지는 파워풀한 에너지, 두말할 나위 없는 가창력과 안무까지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지니가 나오기만 해도 관객석이 미소와 폭소로 뒤덮이는 것은 과장이 아닐 터. 특히 'Friend Like Me'(나 같은 친구)는 뮤지컬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새로운 스윙 버전으로 편곡되어 지니가 이끄는 약 8분 가량의 스펙터클한 쇼로 펼쳐지는데 말 그대로 '알라딘'의 백미다.

박강현도 섬세한 연기력으로 알라딘의 감정선을 무리 없이 이해시키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목소리는 '알라딘'의 넘버를 더욱 빛나게 한다. 다만, 캐스팅 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은 이성경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공존한다.

등장 때부터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 '자스민 공주' 그 자체의 아우라를 풍기는 이성경이다. 완벽한 비주얼로 존재 자체로 몰입도를 끌어올리지만,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다소 불안한 호흡과 부족한 성량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마법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니면서도 무대에서는 도통 날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성경은 '알라딘'으로 첫발을 내디딘 만큼, 많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한편 '알라딘'은 지난 11월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해 내년 6월 22일까지 장기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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