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주원(왼쪽)과 박민우.
박민우와 김주원은 13일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각 2루수와 유격수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2루수 부문에서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키움)이 175표(60.8%)를 받아 3년 연속 수상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박민우는 28표(9.7%)를 획득해 3위에 올랐다. 유격수 부문은 박찬호(KIA, 154표)가 박성한(SSG, 118표)과 치열한 경쟁 끝에 수상했고, 김주원은 3표(1.0%)를 받는 데 그쳤다. 그나마 박민우는 2차례(2019, 2020년) 수상 경험이 있지만, 김주원은 첫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비록 수상자와 큰 차이로 밀렸지만, 이것이 두 선수와 골든글러버의 실력 차를 뜻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박민우와 김주원은 올해 어려운 시즌을 보낸 NC에서 몇 안 되는 자랑거리였기 때문이다.
올해 박민우는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457타수 150안타), 8홈런 50타점 75득점, 32도루, 출루율 0.406 장타율 0.446, OPS 0.852의 성적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특히 OPS는 10개 구단 2루수 중 가장 높았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1군에서 빠진 시기도 있었음에도 4년 만의 150안타, 9년 만의 30도루를 기록하는 등 누적 스탯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특히 박민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한 손아섭(36) 대신 주장 완장을 달았다. 이는 2019년 나성범(현 KIA)의 시즌아웃 부상 때 주장직을 맡은 후 5년 만의 일이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면서 리더십을 선보인 그는 시즌 후 정식 캡틴이 됐다.
정작 박민우 본인은 리그 2루수 중 톱급이라는 말에 "절대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개인 기록이 진짜 의미가 있나 싶다. 어느 순간부터 내 기록은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민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김주원.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올해 김주원은 개막 후 3경기에서 무안타로 출발하는 등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4월까지 0.169의 타율을 보여줬고, 5월(0.271)을 제외하면 7월까지 월간 타율이 2할대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그는 전반기를 타율 0.195로 마감했다. 하지만 8월 들어 0.333으로 상승하더니, 9월 이후에는 0.346의 타율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시즌 막판 "타석에서는 공까지 최단거리로 배트가 나올 수 있도록 훈련한 것이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활약 속에 김주원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이어 올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선발돼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민우보다 잘하는 2루수도, 김주원보다 잘하는 유격수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주전 2루수와 유격수의 WAR 합이 NC(8.45)보다 높았던 팀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두 선수는 좋은 호흡을 맞추며 활약했던 것이다. 비록 NC는 시즌 61승 81패 2무(승률 0.430)의 성적 속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들의 활약이 있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NC 김주원(왼쪽)과 박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