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두산에서 뛰었던 제러드 영(왼쪽)과 브랜든 와델. /사진=김진경 대기자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메츠가 내야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제러드 영과 MLB 계약을 맺었다. 그는 캠프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러드는 올 시즌 두산에서 활약했다.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7월말 합류했지만 38경기에서 타율 0.326 10홈런 39타점 29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60, OPS(출루율+장타율) 1.080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 두산도 재계약을 위해 힘썼지만 결국 무산됐다. 제러드는 두산이 제시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조건을 원했고 그만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메츠와 사인을 마쳤다.
MLB닷컴은 "29세의 영은 8년 동안의 프로 경력의 거의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2021년엔 시카고 컵스 트리플A에서 뛰었고 그 이후로는 거의 트리플A에서 활약했다"며 "지난 여름 영은 한국에서 38경기를 뛰었다. 그는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트리플A에서 310경기 동안 타율 0.268, 출루율 0.367, 장타율 0.485의 슬래시 라인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MLB 성적에선 2022년과 2023년 컵스에서만 뛰며 OPS 0.725로 가능성을 보였다.
브랜든(왼쪽)이 올 시즌 두산에서 안타를 날리고 김동한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아직 끝나지 않은 메츠의 영입 행보가 제러드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매체는 "그의 상황은 오프시즌 누굴 영입하는지와 로니 마우리시오와 루이스앙헬 아쿠냐 같은 유망주가 이번 봄에 어떻게 활약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이적시장 초반 메츠는 조이 메네시스라는 또 다른 베테랑 1루수를 영입했는데 그 또한 MLB 캠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두산 출신 브랜든 또한 메츠로 향하게 됐다. 다시 한 번 제러드와 한솥밥을 먹는다. 다만 상황은 조금 다르다. MLB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이날 "메츠가 브랜든과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며 "처음엔 MLB 계약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정정발표됐다. 메디컬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브랜든은 두산이 믿고 맡기는 외국인 투수였다. 2022년 대체 선수로 합류한 그는 11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ERA) 3.60으로 활약하고도 재계약을 맺지 못했는데 이듬해 다시 외국인 선수에 문제가 생기자 두산은 지체 없이 브랜든을 다시 데려왔다. 지난해 브랜든은 18경기에서 11승 3패 ERA 2.49로 더 완성도 높아진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재계약을 이룬 그는 14경기에서 7승 4패 ERA 3.12로 건강할 땐 걱정할 게 없는 투수였다.
브랜든.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출신으로 MLB에서 성공을 거둔 선수가 있다. 조쉬 린드블럼(37)과 크리스 플렉센(30)이다. 2018년과 2019년 두산에서 뛰었고 2019년엔 20승을 거두고 두산의 우승에 앞장서며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선 그는 2020년과 2021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었다. 플렉센은 더 좋은 성과를 냈다. 2020년 두산에서 21경기 8승 4패 ERA 3.01을 기록한 뒤 2021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31경기 14승 6패 ERA 3.61로 완벽한 활약을 펼쳤고 이듬해에도 8승 9패 ERA 3.73을 기록했다. 지난해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올 시즌에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꾸준히 선발 기회를 잡고 30경기에서 ERA 4.95를 기록했다.
제러드와 브랜든이 또 다른 두산 출신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더구나 오프시즌 소토와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1000억원)의 역대 최고액 계약을 이뤄내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이 메츠의 대권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국내 야구 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두산 시절 플렉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