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왼쪽)이 지난 10월 15일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류지혁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다시 한 번 주연으로 조명받고 있다. 지난해 오승환을 지키고 김재윤과 임창민을 데려오면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내외부 자유계약선수(FA) 3명과 계약하며 102억원을 썼다.
가장 지난달 25일 김헌곤(36)과 재계약을 이뤘다. 2년 최대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인센티브 2억원)의 조건이었다.
이어 지난 6일 최원태를 영입했다. 계약 규모는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12억원)이었고 지난 16일엔 류지혁(30)과 4년 최대 26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합계 17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재계약을 이뤘다.
시즌 전 예상을 깨고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영건들이 동반 반등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고른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시즌 종료 후 박진만 감독은 불펜 보강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잔류(2년 22억원)를 비롯해 김재윤(4년 58억원)과 임창민(2년 8억원) 등 불펜 보강에 힘쓰며 5명 영입에 95억원을 썼던 삼성이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최원태(오른쪽)가 지난 6일 삼성과 FA 계약을 맺고 이종열 단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가을야구에선 약했지만 삼성이 5선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며 올 시즌 이상의 성적으로 가을야구에 가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었다. 가을야구에선 4명의 선발, 경우에 따라선 3명으로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론 시즌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은 최원태를 영입하며 "다음 시즌 팀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안정적인 선발투수 영입이 필수 조건이기에 최원태 영입에 전력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리그와 가을야구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다음 시즌 목표가 우승에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내외야의 베테랑들을 모두 붙잡았다는 것도 삼성의 내년 시즌 목표와 궤를 같이 한다. 김헌곤은 30대 중후반의 많은 나이임에도 올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302 9홈런 34타점 4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92로 2018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써냈다.
류지혁은 100경기에서 타율 0.258 3홈런 36타점 43득점 11도루 OPS 0.666으로 다소 아쉬웠지만 내야의 한 축을 지켰다.
류지혁(오른쪽)이 16일 삼성과 FA 계약으로 잔류를 확정한 뒤 이종열 단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단순한 성적뿐 아니라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며 적극적으로 뛰며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다. 삼성은 류지혁과 재계약을 하면서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며 "류지혁은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준 바 있다"고 평가했다.
김헌곤의 계약 이유에 대해서도 "김헌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지난 4월초 팀의 8연패를 끊는 결승타를 기록하며 라이온즈의 반등을 이끌어냈으며, 한시즌 동안 타율 3할2리, 9홈런으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에서만 4홈런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기도 했다"고 가을 활약을 조명했다.
내년 시즌에도 캡틴을 맡게 된 구자욱은 지난 13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통산 3번째 황금장갑을 차지한 뒤 "정말 기적 같은 시즌을 보냈고 내년을 준비하는 데 부담이 많이 될 것 같다. 갑자기 잘했던 선수들도 있고 그걸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 강팀이 아닌 강팀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강팀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나 훈련, 생활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이탈 없이 확실한 선발 자원 하나를 더했다. 가을 영웅 르윈 디아즈와 데니 레예스는 붙잡았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풀린 아리엘 후라도까지 데려왔다. 자연스레 내년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힐 것으로 보이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의 겨울 행보 또한 그런 목표에 중점을 둔 움직임으로 읽히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안타를 날리는 김헌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