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나예 라미레스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KOVO는 18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제21기 제3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올스타전을 비롯해 2025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아시아쿼터 개최, 2025 KOVO컵 프로배구대회 일정, 2025~2026시즌 V-리그 경기 일정 등에 대한 안건이 논의됐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았던 건 자유 토론 시간에 나온 국가대표팀 감독의 국내 프로팀 감독 겸직에 대한 논의였다. 지난 17일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의 라미레스 감독이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사령탑으로 부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새로 선임했던 미겔 리베라 감독이 시즌 개막 직전 건강상의 이유로 팀을 떠나 큰 혼란을 겪었다.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잃은 KB손해보험은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의 지휘 아래 개막 5연패를 시작으로 19일 현재까지 5승 9패(승점 15)로 6위에 머무르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 위기를 라미레스 감독의 선임으로 해결하려 했고, 대한배구협회에 문의했다. 배구계에 따르면 협회는 국내 선수 파악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고, KB손해보험도 발표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V리그 각 구단과 KOVO 측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KOVO 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연맹에서 협회 측에 매년 국가대표 지원금을 지원한다. 협회도 그 돈을 어떻게 쓰겠다는 사업 계획서를 연맹과 주고받는데 그 안에는 전임 감독에 대한 내용도 명시돼 있다. 이사회에서 그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의 마틴 블랑코 감독대행.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그 결과 이사회에서 KOVO 각 구단은 2019년 4월 24일 제15기 임시 이사회에 있었던 결의 내용인 '국가대표팀의 전임감독제를 존중하고 그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계약 기간에 구단 감독으로 영입하지 않기로 한다'는 조항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배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3월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호철 감독이 2019년 4월 OK저축은행 사령탑으로 겸임을 조건으로 내정된 적이 있었다. 이때 논란이 일자 김호철 감독은 대표팀에 전념할 뜻을 내보였으나,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돼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때 나온 국가대표팀 감독의 프로팀 사령탑 겸임 금지를 5년이 지나 이번 이사회에서 재확인한 것.
따라서 KB손해보험은 당분간 블랑코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이어가게 됐다. KB손해보험의 악재는 이게 다가 아니다. 최근 홈구장 의정부체육관이 시설 보수 문제로 폐쇄 결정이 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날 삼성화재와 원정 경기를 치른 후 22일 처음으로 임시 홈구장으로 결정된 경민대 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가진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된 다른 안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올스타전이 2025년 1월 4일에 프로배구 최초 비연고지인 강원 특별자치도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개최된다.
2024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단체사진.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또한 2025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내년 5월 중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남녀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남녀부 국제대회 일정을 고려하고, 전체 행사 기간을 단축해 예산 절감을 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남녀부 외국인 트라이아웃을 같은 기간에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는 변화가 있다. 아시아쿼터를 비대면으로 실시해 더 많은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현장에 참석해야 하는 진행방식으로 인해 클럽 또는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웠다. 선수들이 제한 없이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우수 선수 및 대체 풀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비대면 드래프트는 서울에서 진행되며, 날짜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2025 KOVO컵 프로배구대회는 남자부 2025년 9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여자부는 9월 21일부터 9월 28일까지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프로배구 처음으로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KOVO컵을 개최한다.
그와 함께 2025~2026시즌 V-리그 경기 일정도 확정됐다. 다음 시즌 V-리그는 2025년 10월 18일에 시작돼 2026년 4월 7일까지 열린다. 총 6라운드 동안 남녀부 각 126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경기 시간은 주중 19시, 주말에는 남자부 14시, 여자부 16시에 경기가 시작되며, 리그 휴식일은 남녀부 모두 월요일로 운영된다.
단, 2026년 2월 경기 휴식일은 설 연휴로 인해 경기가 지속됨에 따라 팀별 7일간 3경기가 없도록 하기 위해 목요일로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