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원 감독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20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의 김희원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배우 김희원은 '조명가게'를 통해 인생 첫 시리즈 연출에 도전해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 디테일을 자신만의 연출력으로 표현해낸다.
촬영 내내 배우, 스태프들 눈치를 봤다고 말한 김희원은 "6개월 내내 눈치만 보며 살았다"며 "눈치를 봤다는 의미가 감독이 뭐가 맞고, 뭘 해야 하는지 다 말하다 보면 자기 의지대로 하는 게 아니라 제 지시를 기다린다. 배우든 스태프든 스스로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제 아이디어도 한계가 있으니까 잘해주길 바라면서 눈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서 소통을 열심히 한 것 같다. 촬영팀, 조명팀 별로 밥 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밥을 많이 먹었다"며 "전화는 모든 사람들한테 끝나고 나면 했던 것 같다. 제가 연기할 때 '내가 잘했나? 실수한 건 없나?'하고 걱정하며 되새길 때가 많다. 그때 (감독님의) 전화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보영의 캐스팅을 언급하며 4년 전 열애설 해프닝을 소환했다. 김희원은 "그날 난리가 났었다. 연락이 진짜 많이 왔더라. 하필 독감에 걸린 날이었고, 너무 아프니까 전화를 안 받고 잤다. 근데 일어나 보니까 부재중 전화가 80통 넘게 와있더라. 무슨 일인가 싶어서 매니저한테 전화했더니 열애설을 알려줬고, (박) 보영이도 전화 와서 '선배님 어떻게 해요?'라고 묻더라. 굉장히 황당했던 기억이 난다. 웃긴 에피소드지만, 저한테는 별일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설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기선 예뻐 보일 필요가 없고, 다소 생뚱맞으면서 처절한 모습만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저는 부잣집 아들이나 그런 이미지는 안 어울리지 않나. 근데 설현은 시골에 갖다놔도 어울리고, 부잣집에도 어울리고, 악역도 어울릴 것 같은 묘한 느낌이 있다. 꾸며놓는 대로 보여서 (배우로서) 부럽기도 하다. 모든 영역에 다 도전할 수 있는 배우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많은 걸 요구했는데 너무 잘 따라와줬다. 설현이 연기 칭찬을 들으면 제가 연기 칭찬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저 연기 잘한다는 말 들을 때보다 백 배는 더 좋다"고 덧붙였다.
박보영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앞서 "연기에 믿음이 가는 배우들로 캐스팅했다"라고 밝힌 김희원 감독은 배성우와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음주운전 사건 이후 2년 동안 매일 10시간을 걸어다녔고, 반성을 많이 하는 모습을 봤다. 옆에서 저도 힘들었다"며 "캐스팅할 때 (음주운전 이슈에 대한)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었지만, 배우로서만 생각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다. 여러 회의 끝에 배성우 씨를 캐스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음주운전 사건 당시 제가 미쳤냐고 타박했던 기억이 난다. '연극하다가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미쳤냐'고 했다. (배성우의) 인생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었다"며 "실제로도 많이 후회하고 있고, 옆에서 지켜보면서 안쓰럽기도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함께 술자리가 있었는데 배성우는 술을 안 마셨다. 근데 술을 안 먹고 차 타고 가는 걸 옆 테이블에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그걸 알고 스스로 경찰서에 가서 음주 측정을 하더라. 그만큼 걔한테는 평생 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