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량 보소' 치명적 실수인데 동료 감쌌다 "포스터 경험 많은 GK, 수많은 선방 해왔다"

포효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팀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36)를 감쌌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8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대회 4강에 진출, 결승행을 놓고 리버풀과 맞대결을 펼친다.

대한민국 공격수 손흥민이 큰 역할을 해냈다. 스코어 3-2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43분 환상적인 코너킥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찬스에서 직접 킥을 찼는데 이것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믿을 수 없는 득점에 손흥민도 두 팔을 벌려 기뻐했다.


사실 토트넘은 3-0으로 앞서 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포스터의 치명적인 실수로 위기에 몰렸다. 그것도 두 번이나 있었다. 후반 18분 포스터가 자기 진영에서 위험한 패스를 건넸고 이에 맨유 주장 브루노 페를난데스에게 볼을 빼앗겼다. 결국 맨유 공격수 조슈아 지르크지에게 추격골을 허용했다.

포스터의 실수는 끝이 아니었다. 후반 25분에도 치명적인 미스를 범했다. 포스터는 백패스를 받은 뒤 다시 한 번 상대 압박에 시달렸다. 포스터는 볼을 빨리 처리하지 못했다. 이때 맨유 아마드 디알로가 태클을 시도했고, 포스터의 킥이 디알로의 발에 맞고 골대 안으로 향했다. 토트넘은 3-2로 쫓겼지만, 다행히 손흥민의 쐐기골에 힘입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포스터에게 낮은 평점 4.31을 부여했다. 또 두 번의 실책을 범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도 4.0에 불과했다.

실제로 손흥민의 골이 없었다면 토트넘은 동점까지 허용할 뻔 했다. 후반 추가시간 맨유 센터백 조니 에반스가 골을 기록해 3-4를 만들었다. 그러나 동점에는 끝내 실패했다.

프레이저 포스터(오른쪽). /AFPBBNews=뉴스1

손흥민은 2015년 이적 이후 단 한 번도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우승이 간절한 가운데 이날 포스터의 실수로 팀이 탈락할 뻔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포스터를 탓하는 대신 오히려 실수를 감싸 안았다. 경기 후 손흥민은 CBS스포츠 방송 인터뷰를 통해 "포스터가 올 시즌 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선방을 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라면서 "포스터는 맨유전에서도 훌륭했다. 또 그는 경험 많은 선수다. 우리는 함께 헤쳐나갈 것이고 그를 안아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캡틴의 넓은 아량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결국엔 4번째 골을 넣고 경기에서 승리했다. 훨씬 더 편안하게 승리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팀 승리를 위해 훌륭한 일을 해냈다. 선수들의 노력이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