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도 감탄한 신인, 피안타율 0.296→ERA 6.04 성적에도 웃었다 "올해 제일 잘한 게 많이 맞은 거예요" [인터뷰]

김동윤 기자  |  2024.12.24 12:06
키움 김윤하가 최근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2024 키움 히어로즈 연말자선행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키움 김윤하가 최근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열린 '2024 키움 히어로즈 연말자선행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피안타율 0.296과 평균자책점 6.04. 고졸 신인의 데뷔 첫해치곤 가혹했던 성적. 하지만 김윤하(19·키움 히어로즈)는 되려 웃었다. 프로 무대가 어떤 곳인지 감이 잡힌다는 이유에서다.


김윤하는 와부초(남양주리틀)-덕수중-장충고를 졸업하고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지명 당시에는 본연의 실력보다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어머니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사촌 누나이자 프로 골퍼 박현순 씨여서 '박찬호 조카'로 유명세를 탔다.

고졸 신인답게 시행착오가 있었다. 불펜으로 시작해 지난 6월 2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 잡아 정규시즌 19경기 1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04, 79이닝 43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62, 피안타율 0.296으로 첫해를 마무리했다.


최근 열린 팬 초청 '2024 키움 히어로즈 연말 자선행사'에 참가해 스타뉴스와 만난 김윤하는 "올해 내가 제일 잘한 건 (안타를) 많이 맞아본 것이다. 주위에서 신인일 때 많이 맞아봐야지 나중에 잘할 수 있다고 하셔서 최대한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으려 했다. 그 부분이 올해 잘된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키움 김윤하.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김윤하.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촌 박찬호의 조언도 컸다. 김윤하는 "시즌 중후반쯤에 삼촌이 한 번 전화가 왔다. 안타를 많이 맞았던 날이었는데 그때 마운드 위에서 내가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보신 것 같다. 그때 전화가 와서 '왜 이렇게 타자를 무서워하냐, 신인인데 그럴 필요 없고 많이 맞고 배운다고 생각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맞는 것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눈에 띄지 않는 성적에도 '박찬호 조카'가 아닌 '키움 김윤하'로서 이름을 조금 더 알렸다. 선발 전환 후에 보여준 퍼포먼스 덕분이다. 김윤하는 최고 시속 151㎞, 평균 140㎞ 중후반의 직구에 스플리터를 주 무기로 지명 당시부터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커브도 적절히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효과적으로 이닝을 소화했다. 선발 12경기에서 4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3번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68⅓이닝을 던졌다. 신인 투수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3회는 2010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 김수완(35·은퇴) 이후 처음이다.

등판 때까지 구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유지된 것도 강점이었다. 시즌 중 그를 상대한 김도영(21·KIA 타이거즈)도 "직구 힘이 구속에 비해서 꽤 있었다. 그리고 실투가 많이 안 들어왔다. 김윤하가 잘했던 것 같다"고 감탄한 바 있다.

2024시즌을 돌아본 김윤하는 "시즌 중에 잘하려고 해서인지 힘이 들어갔다. 투구 밸런스도 안 좋았고 직구 구위나 변화구 퀄리티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또 시즌 중에는 몰랐는데 끝나고 생각하니 기록적으로도 시즌 막판에는 구속이 줄어든 것이 보여서 체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걸 느꼈다"고 아쉬웠던 부분을 짚었다.

키움 김윤하.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김윤하. /사진=김진경 대기자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보다 삼진율이 조금 낮았는데 직구 비율이 높았던 게 가장 큰 이유 같다. 직구를 빼지 않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하다 보니 가운데로 몰리는 빈도도 높았다"며 "오프시즌에도 새 변화구를 장착하기보단 섬세함을 더 기르려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키우면서 구종 비율을 조정하려 한다"고 새 시즌 준비 계획도 밝혔다.

김윤하가 존재감을 발휘한 건 마운드 위만이 아니었다. 마운드 밖에서는 친화력 있는 모습과 리더십으로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1~2년 차 선수들이 주축이 된 지난달 대만 루키 캠프에서도 투수조 조장을 맡아 신인 투수들을 이끌었다.

김윤하는 "형들한테 받은 걸 내가 그대로 후배들에게 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은 선배들이 계셔서 우리가 잘못하면 분위기를 잡아주셨는데 이번 루키 캠프에는 (김)건희 형과 (박)성빈이 형 빼고는 우리가 2년 차로 최고참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집중하지 않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노는 판이 돼버린다. 놀러 간 것이 아니기에 운동할 때는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윤하(오른쪽)와 정현우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2024 키움 루키 캠프에서 훈련 후 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윤하(오른쪽)와 정현우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2024 키움 루키 캠프에서 훈련 후 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이어 "(장)재영이 형, (김)건희 형, (하)영민 선배님이 그런 걸 잘하셨다. 지켜야 할 건 단호하게 말씀하시면서 뒤에서는 또 기분 상하지 않게 잘 이야기해주셨다. 그런 걸 보고 나도 많이 보고 배워서 이번 캠프 때 훈련장에서는 분위기를 조금 잡고 하고 숙소 들어가서는 편하게 놀았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2025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독특하게 가져갔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고 어린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는 이유로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김윤하는 루키 캠프 룸메이트 정현우(18·2025 1R 1번)와 함께 그 기회를 받을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윤하는 "내게 기회가 온다는 말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만약 기회가 온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해서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내년 시즌에는 다치지 않는 걸 최우선 목표로 120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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