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우가 구단 유튜브를 통해 KIA 입단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구단 유튜브 갈무리
KIA 구단은 "지난 20일 조상우 선수가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오른쪽 어깨와 팔꿈치 부위 MRI 검진을 실시했다. 검진 결과 특이 소견은 없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레이드 영입을 발표한 지 5일 만이다. KIA는 지난 19일 202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 원을 키움 히어로즈에 보내고 조상우를 영입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KIA는 올해 정규시즌 1위 팀으로서 10번째에 지명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10순위와 40순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내년에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전력에 탄탄한 유망주 뎁스를 갖춘 KIA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선택이었다.
오버페이라는 의견도 없진 않았다. 조상우가 2025시즌 후 FA 자격을 갖추기 때문. 만 31세의 불펜 투수로 해외 리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타 팀으로 이적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29)와 중견수 최원준(27) 그리고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없는 최형우(41)와 양현종(36) 등 2025시즌 후 FA 자격을 갖추는 KIA 선수가 많기 때문. 따라서 조상우 1년에 유망주 2명을 포기하는 선택이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조상우의 몸 상태는 트레이드 후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됐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복귀한 조상우는 최고 시속 159㎞도 던지던 예년의 모습이 아니었다.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52㎞를 넘기 힘들었고 한국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평균 구속은 145.5㎞에 불과했다.
키움 시절 조상우. /사진=김진경 대기자
성적도 정규시즌 44경기에 승리 없이 1패 9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3.18, 39⅔이닝 36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1, 피안타율 0.272로 정상급 마무리 투수와 거리가 멀었기에 부상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괜히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포기한 게 아니라는 듯 KIA는 조상우의 검진 결과를 공개했다. 트레이드 전 KIA 심재학 단장의 확신이 증명된 셈이다. 심 단장은 트레이드 직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팀마다 내줄 수 있는 선수 중에 조상우가 제일 괜찮다고 판단했다. 키움의 조건(지명권)을 듣고 우리 쪽 스카우트들과 데이터를 보면서 드래프트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 해당 지명권에 뽑을 수 있는 선수와 현재 전력을 놓고 판단했을 때 스카우트들은 (트레이드) 해볼 만할 것 같다고 했고, 데이터 쪽에서도 같은 말을 해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건강한 조상우는 장현식(29·LG 트윈스) FA 이적으로 인한 뒷문 불안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존재다. 서화초-상인천중-대전고를 졸업한 조상우는 2013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프로 통산 9시즌 동안 343경기에 출장해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과 2019년 프리미어 12,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마무리로 활약했다.
풍부한 마무리 경험에 연투도 가능한 만큼 KIA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큰 힘이 돼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