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진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단 2시즌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정복한 윤이나(21)의 목표는 이제 세계 무대를 향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진출 첫 해엔 신인왕, 장기적으론 세계 1위라는 거창한 포부를 나타냈다.
윤이나는 2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LPGA 투어 진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1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진행된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최종 8위로 상위 25명에게 주어지는 2025시즌 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소감과 목표를 밝히는 자리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파란만장했던 프로 생활이었다. 2022년 7월 '오구 플레이 늑장 신고'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거센 비난 속에 자숙의 시간을 거친 윤이나는 올 시즌 KLPGA 무대에 복귀후 우승 1회에 준우승 4회, 3위 3회 등 14번이나 '톱10'에 오르는 맹활약으로 대상과 상금, 평균타수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윤이나는 곧바로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했다. 그리고는 당당히 LPGA 도전 자격을 얻었다.
KLPGA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한 윤이나.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후 지금껏 도와준 스폰서와 매니지먼트사 등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국 진출을 선언한 윤이나는 기존 크라우닝 대신 세마스포츠마케팅과 손을 잡았고 하이트진로가 아닌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있다.
이어 "골프는 이제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제 삶의 큰 부분이 됐다. 골프와 함께 울고 웃으며 함께 한 시간들은 저를 단단히 만들어줬다. 올해는 선물 가은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골프 발전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대한골프협회(KGA)와 LPGA에 1억원씩 총 2억원 기부의 뜻을 밝혔다. 윤이나는 "이 자리까지 이끌어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담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키우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골프 발전을 위해 애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봤더니 주니어 선수들을 위해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골프를 선수할 수 있는 것도 선배들께서 후배들 위해서 많이 애써줬기 때문이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육성에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부 결정 배경을 밝혔다.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는 윤이나. /사진=뉴시스
함께 플레이 해보고 싶은 선수로는 함께 댈러스에서 머물며 지낼 같은 소속사 소속인 고진영(29·솔레어)과 세계 1위 넬리 코다(26·미국)를 꼽았다. 윤이나는 "같이 지내게 된 고진영 언니와 함께 경기해보고 싶다. 많이 지켜봤지만 같이 경기할 기회는 없었다. 같이 경기하고 많이 배워보고 싶다"고 했고 해외 선수 중에는 "넬리 코다와 함께 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탄원서를 넣는 등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징계가 경감됐고 많은 팬들과 함께 해 행복했다고 밝혔지만 투어 복귀 후 한 시즌만 치르고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윤이나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는 "고민이 많았다. 팬들과 함께 하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행복했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는데 미국에 가면 팬들과 같이 경기하는 횟수가 줄테니 그 부분에서 아쉬움이 커서 고민했다"면서도 "LPGA 나가서 잘 하는 모습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팬들께도 보람된 일이 아닐까, 팬들이 내가 성장하는 걸 보는 게 그분들의 행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 팬들이 미국에 가서 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도 직접 말씀 많이 해주셔서 결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허락한다면 국내 대회에도 가능한 많이 출전해 국내 팬들과 만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바쁘게 달려온 윤이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내년 1월 19일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새 도전에 대한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윤이나가 미국 진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