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을 허무하게 마감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즌 전 그를 호평했던 곳에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7일(한국시간) "2024년 최고, 최악의 예측을 돌아본다"는 주제로, 시즌 전 매체에서 예상한 타이틀 후보에 대해 다시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필진 중 한 명인 브라이언 머피는 "이정후가 타격왕을 차지할 것이라는 내 예측은 완전히 어긋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 2월 타격왕 후보 다크호스에 이정후를 꼽으며 "파워나 운동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있을 수 있지만, 타격능력까지 의심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피는 "이정후는 한국에서의 7시즌 동안 0.340의 타율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지난해 타율 0.318은 커리어로우 기록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이정후는 루키 시즌 0.291의 타율이 예상됐는데, 이렇게 되면 내셔널리그 타격 4위에 오를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21억 원)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역대 한국인 포스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고, 당시 기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 야수로는 최고 대우의 금액이었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특히 매우 낮은 삼진 비율이 예상돼 주목받았다. 2024시즌 이정후는 전체 타석에서 9.1%의 삼진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샌디에이고의 루이스 아라에즈(7.1%) 다음으로 낮은 수치였다. 아라에즈가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선수인만큼, 그정도의 콘택트 능력이 있다는 평으로 받아들여졌다.
기대를 모으며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정후의 시즌은 아쉽게 마무리됐다. 개막전부터 꾸준히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그는 부침도 있었지만 한때 11경기 연속 안타(4월 8일 샌디에이고전~4월 21일 애리조나전)를 기록했다. 5월 8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터트리며 조금씩 감을 올리고 있던 중이었다.
이정후(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5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 교체 아웃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따르면 이정후는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으로 인한 어깨 탈구(Dislocated Shoulder) 진단을 받았다. 결국 6월 초 스포츠의학의 대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 하에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아웃됐다. 앞서 이정후는 지난 2018년 KBO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 도중 어깨가 탈구된 바 있다.
이정후의 빅리그 첫 시즌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2도루, 10볼넷 13삼진,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 OPS 0.641의 성적으로 끝났다.
이제 이정후는 다음 시즌 정상 복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내년 스프링캠프에 아무런 문제 없이 복귀할 것이다. 재활은 순조로우며 그는 이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