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정후→김혜성 다 떠나도 흔들리지 않는 히어로즈, 2년 차조차 야무지다 "우리가 신경 안 쓰면 놀자판 된다"

김동윤 기자  |  2025.01.03 06:01
김윤하.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윤하.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메이저리그(ML) 사관학교라 불리는 키움 히어로즈가 5번째 빅리거 배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가대표 캡틴이자 히어로즈의 주장을 맡았던 김혜성(26)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시간으로 1월 4일 오전 7시에 포스팅이 마감되는 가운데 김혜성의 미국 에이전시 CAA 스포츠는 최소 3개 이상의 팀과 막판 협상에 임하고 있다. 극적으로 계약이 성사된다면 강정호(38·은퇴),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 김하성(30·FA),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5번째다.

주기적으로 메이저리그로 선수를 보내면서 키움은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선망의 팀으로 올라섰다.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히어로즈를 상징하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떠나면서 팀 사기가 저하되고,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흔들리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히어로즈 루키 캠프에 다녀온 선수들을 통해 접한 분위기는 우려와 사뭇 달랐다. 다른 구단의 마무리 캠프 격이었던 2024 히어로즈 루키 캠프는 2025년 신인 포함 저연차 선수 28명이 참가해 평균 연령이 19.2세에 불과했다. 의도적인 선수 구성이었다. 또래 선수들끼리 어울리게 해 지나친 경쟁을 방지하고, 1군 시간에 맞춘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 선수로서 풀타임을 치를 수 있는 루틴과 체력을 기를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최고참이 2023년 드래프티 김건희(21·2023년 1R 6번)와 박성빈(21·2023년 7R)이었음에도 어린 선수들은 곧잘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해 나갔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투수가 15명으로 많았는데 지난해 신인 김윤하(20·2024년 1R 9번)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키움은 김윤하에게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 정현우(19)와 룸메이트로 짝지으며 맡겼다. 키움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야무진 김윤하 덕분에 정현우도 잘 적응해 나갔다는 후문.

김윤하(오른쪽)와 정현우가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2024 키움 루키 캠프에서 훈련 후 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윤하(오른쪽)와 정현우가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2024 키움 루키 캠프에서 훈련 후 쉬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지난달 키움 자선 카페에서 만난 김윤하는 "형들한테 받은 걸 내가 그대로 후배들에게 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은 선배들이 계셔서 우리가 잘못하면 분위기를 잡아주셨는데 이번 루키 캠프에는 (김)건희 형과 (박)성빈이 형 빼고는 우리가 2년 차로 최고참이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집중하지 않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놀자판이 돼버린다. 놀러 간 것이 아니기에 운동할 때는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썼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장)재영이 형, (김)건희 형, (하)영민 선배님이 그런 걸 잘하셨다. 지켜야 할 건 단호하게 말씀하시면서 뒤에서는 또 기분 상하지 않게 잘 이야기해주셨다. 그런 걸 보고 나도 많이 보고 배워서 이번 캠프 때 훈련장에서는 분위기를 조금 잡고 하고 숙소 들어가서는 편하게 놀았다"고 덧붙였다.

"형들 보고 배웠다"는 김윤하의 인터뷰는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송성문(29) 등 앞선 선배들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과거 이택근(45) SBS 스포츠 해설위원, 유한준(44) KT 위즈 1군 타격코치 때부터 만들어진 분위기 덕분에 히어로즈는 잇따른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선·후배,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야구에 관해서라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팀 문화는 메이저리그 사관학교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됐다.


계속된 주축 선수의 이탈과 최근 저조한 성적에도 야구계 관계자들이 키움의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스타뉴스에 "키움은 최근 좋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다. 당분간 육성으로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고 조만간 또 5강을 노리겠다는 계획이 보인다. 결코 무시 못 할 팀"이라고 눈여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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