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MLB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후 김하성(왼쪽)과 김혜성.
LA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LA 다저스가 유틸리티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184억원)"라며 "2028년과 2029년 옵션이 있어 계약 가치가 2200만 달러(323억원)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김하성에 대한 관심을 보였던 팀이기도 하다. 앞서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김하성은 흥미로운 영입 후보"라고 밝혔고 블리처리포트는 "샌디에이고 팬들에겐 고통스러운 사건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1년 1400만 달러(206억원)라는 구체적 금액까지 제시하며 김하성의 다저스행을 점쳤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다저스의 시선은 보다 저렴한 자원인 김혜성에게 향했다. 무키 베츠가 유격수를 지키기로 결정한 가운데 2루수엔 개빈 럭스가 있고 다저스의 우승을 이끈 한국계 선수 토미 현수 에드먼도 시즌 종료 후 5년 7400만 달러(1089억원) 계약을 맺었다. 미겔 로하스도 옵션을 행사해 구단에 남았고 유틸리티 자원 크리스 테일러도 건재해 주전급으로 이미 검증을 받은 김하성보다는 위험 부담이 적으면서도 '슈퍼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김혜성 영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김하성으로선 스토브리그가 진행될수록 예상 행선지가 줄어들고 있다. 당초 김하성을 강력히 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FA(프리에이전트) 1순위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에 7년 1억 8200만 달러(2679억원)를 투자했고 또 다른 후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글레이버 토레스와 1년 1500만 달러(22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LA 다저스가 4일 계약을 마친 김혜성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갈무리
지난달 31일 디애슬레틱은 "양키스는 내부에서 올라올 내야수 자원이 없다"며 "2루 자리에서 FA 영입에 나선다면 김하성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키스가 토레스와 재계약하지 않은 건 수비와 주루가 형편없었기 때문이다"며 "김하성과 앤서니 볼피를 센터라인에 세우면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이룰 수 있다. 양키스는 올 시즌 최악의 주루를 보여준 팀이다. 김하성은 20도루 이상을 기록할 자원이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타도 김하성을 원하고 있다. 주전 유격수 올랜도 아르시아가 빼어난 수비를 자랑하지만 타격 생산력은 김하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김하성이 재활로 인해 복귀가 늦어지더라도 아르시아의 존재로 인해 타격이 덜할 수 있다는 점도 애틀랜타로선 부담을 지워주는 부분이다.
지난달 28일 저스트베이스볼은 김하성이 애틀랜타와 5년 6000만 달러(883억원)에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 클래스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FA 중 하나인 김하성은 엘리트 수비수로 팀의 선발 유격수로 자리 잡을 수도 있고 슈퍼 유틸리티 역할도 계속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루 플레이를 하는 김하성. /AFPBBNews=뉴스1
그렇지만 김혜성만을 바라봤던 타 구단 입장에선 충분히 김하성에게로 시선을 돌려볼 수 있다. 실제로 김혜성에게 영입 제안을 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에인절스가 그 후보가 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와 김하성의 궁합은 설명이 필요없다. 다만 김하성의 부상에 대해 A.J. 프렐러 단장은 늦으면 7월쯤 복귀를 할 수도 있다며 비관적으로 바라봤고 비관적으로 바라봤고 그 결과 퀄리파잉오퍼(QO)를 건네지 않았다. 여전히 관심은 있지만 장기계약이 부담스러운 팀 상황을 고려할 때 언제 복귀할지 모르는 선수에게 단기계약을 제안하기가 쉽지 않았던 터다.
에인절스는 김혜성에게 다저스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안한 구단으로 알려진다. 할로행아웃은 "김혜성은 2루에서 뛰어난 수비수이고 에인절스는 엄청난 비율로 땅볼을 생성하는 투수가 많기에 그가 매우 필요하다"며 에인절스는 2루수나 3루수에서 절실히 도움이 필요하고 김혜성은 지금 시점에서 팀에 매우 적합한 선수"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혜성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상황에서 두 팀의 관심은 충분히 김하성에게 옮겨갈 수 있는 상황이다.
유망한 중앙 내야 자원 김혜성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이제 김하성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부상 변수가 있지만 김하성이 지난 4년 동안 보인 능력에 대해선 모두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중앙 내야의 보강을 원하는 팀들의 시선은 이제 김하성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2023년 주로 2루수를 맡아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김하성.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