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왼쪽)과 손흥민이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민혁이 토트넘에 합류한 지 약 3주가 지났지만 아직 출전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날 열린 뉴캐슬과 20라운드 홈 경기(1-2 패)에서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부터 양민혁을 아직 기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그는 '양민혁 출전에 대한 현실적인 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며 "양민혁은 매우 어리고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 그가 있던 곳(K리그)과 EPL은 수준 차가 크다"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 뒤 "손흥민이 클럽 안팎에서 양민혁을 도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본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양민혁은 지난달 중순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이어 지난달 20일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을 처음 찾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4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양민혁은 에이전트와 함께 토트넘 훈련장 내 숙박 시설에 2주간 머물며 구단의 훈련 프로그램과 영어 수업을 이수했다.
손흥민(왼쪽) 양민혁. /사진=뉴스1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손흥민은 "EPL이 힘들 거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며 "최고 수준의 선수가 되기 위해선 (경기력뿐 아니라) 언어, 문화, 인성,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가운 경쟁 현실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흥민은 "겁주려는 것은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다"라며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는 어린 선수들이 매일 같이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 많은 선수들이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고 달려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냉혹한 조언 이면에는 본인처럼 힘들지 않길 바라는 숨은 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지금 양민혁과 같은 나이인 18살에 함부르크와 프로 계약을 맺은 뒤 축구적인 부분 외에도 언어, 문화적 차이, 인종차별 등을 수많은 난관들과 싸우며 극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토트넘 훈련장에서 엄지를 들어보이는 양민혁. /사진=토트넘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