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김도영' 3루 전성시대, 수비 끝판왕 허경민도 이건 양보 못한다 "은퇴할 때까지 꼭 지키겠다"

김동윤 기자  |  2025.01.07 08:35
KT 허경민이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T 허경민이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프로 17년 차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35·KT 위즈)이 역대급 3루수 풍년에도 자신만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KBO 리그에서 3루는 핫코너라는 별칭답게 가장 경쟁이 뜨겁다. 가장 먼저 3루수 골든글러브 공동 1위의 터줏대감 최정(38·SSG 랜더스)이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시환(25·한화 이글스)과 문보경(25·LG 트윈스) 두 동갑내기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며 국가대표 3루수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데뷔 10년 만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이한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과 장타 재능을 뽐낸 김영웅(22·삼성 라이온즈)이 가세했다. 38홈런-40도루로 국내 선수 최초 단일 시즌 40-40(40홈런-40도루)에 근접했던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은 2024시즌 MVP를 수상하며 그 정점을 찍었다.


그 가운데 허경민은 공격력이 중요한 핫코너에서 또 다른 길을 걸어간 선수다. 200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프로 통산 1548경기 타율 0.293(5065타수 1483안타) 60홈런 636타점 765득점 125도루, 출루율 0.358 장타율 0.389 OPS(출루율+장타율) 0.747을 기록했다.

1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시즌은 2018년 한 차례, 3할 타율이 4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에서 두드러지는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역대급 수비력으로, 공격력이 뛰어난 웬만한 3루수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태극마크도 4차례 달았고 이는 KBO 통산 홈런 1위 최정의 5회에 버금간다. 2020시즌 종료 후 처음 맞이한 FA에서는 4+3년 최대 85억 원의 대박도 터트렸다.

허경민(왼쪽)의 다이렉트로 1루 송구를 하고 있다. 허경민(왼쪽)의 다이렉트로 1루 송구를 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수비 끝판왕으로서 이미지는 계속됐다. 2023년에서야 신설된 KBO 수비상에서 3루수 부문 초대 수상자가 된 것을 비롯해 2년 연속 수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탄탄한 투수진과 그를 뒷받침하는 수비를 팀컬러로 하는 KT는 허경민의 꾸준함과 수비력에 주목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캡틴 박경수(41)가 은퇴하고 창단 멤버이자 주전 유격수 심우준(30)이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하면서 KT 내야 개편은 불가피했다. 여기에 골든글러브 3루수 황재균(38)의 노쇠화를 대비해야 했다. 이에 KT는 허경민을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18억 원, 옵션 6억 원)에 영입하면서 내야진의 새로운 리더로 낙점했다.

그 역시 KT가 자신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는지 잘 안다. 허경민은 "3루수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선수들이 많아진 건 박수쳐줄 일이다.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나는 그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마음보단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야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향해 묵묵히 나아가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KBO 수비상만큼은 은퇴할 때까지 양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규시즌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 9명에게만 주어지는 KBO 수비상 수상을 위해선 꾸준히 720이닝 이상 소화해야 한다.

허경민은 "수비상만큼은 내가 선수 생활 그만할 때까지 받는 것이 목표다. 수비는 내가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강점이고, 그 부분(수비상)만큼은 꼭 최선을 다해 지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좋았을 때의 기량을 더 유지하고 싶다. '허경민' 하면 꾸준히 결과를 내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거둔다기보단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KT 입단 당시 허경민. /사진=KT 위즈 제공 KT 입단 당시 허경민.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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