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AFPBBNews=뉴스1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지난 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클루이베르트 감독과 대표팀 사령탑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 3년이다.
클루이베르트 감독은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와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뛴 전설적인 공격수다. 아약스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AC밀란, 바르셀로나 등 빅클럽에서 활약하며 여러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79경기에 출전해 무려 40골을 넣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별다른 인정을 받지 못했다. 2008년부터 AZ알크마르, NEC 네이메헌 등 프로팀에서 오랜 시간 수석코치를 지낸 뒤 2015년 퀴라소 대표팀을 맡았지만 실망만 안긴 채 1년 만에 경질됐다. 이후 카메룬 대표팀 수석코치와 퀴라소 대표팀 감독대행을 역임하며 지도자로서 경험을 좀 더 쌓아 2023년 튀르키예의 아다마 데미르스포르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6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의 인도네시아 감독 부임 오피셜 포스터. /사진=PSSI 공식 SNS
신태용 감독이 2020년 부임 후 인도네시아 축구에 남긴 성과는 뛰어났기에 누구도 예상 못 한 '충격 경질'이었다.
그는 부임 첫해인 2020년 인도네시아를 미쓰비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해 첫 토너먼트 진출도 이뤄냈다.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겸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최종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는 등 순항하며 강호 일본, 호주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신태용 감독(가운데). /AFPBBNews=뉴스1
보도에 따르면 몇몇 팬들은 클루이베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축구는 잘하지만 지도자는 아니다", "코치라면 괜찮겠지만 감독은 아닌 것 같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일부 팬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며 과도한 비판은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PSSI 공식 SNS에도 '범죄자 클루이베르트 나가라', '대표팀 수준을 올린 신태용 감독을 버리고 선수 시절 이름값 있는 감독을 데려왔다', 'PSSI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클루이베르트는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 살인 혐의에 휩싸인 바 있다. 2003년 영국 '가디언'은 "클루이베르트가 운전 중 살인 혐의로 법적 문제를 겪었다. 당시 그는 과실 치사 혐의로 무죄 판결을 받아 징역형을 면했다"고 전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신태용(왼쪽) 감독.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