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현빈이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2025년 한화 내야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전망이다. FA 유격수 심우준(30)이 4년 총액 50억 원에 합류했고, 유일한 내부 FA였던 하주석(31)도 지난 8일 1년 총액 1억 1000만 원에 잔류했다. 이로써 한화 내야는 포지션별로 최소 3명씩 자리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주전 자리가 확고해 보이는 건 유격수와 3루수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심우준이 내야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골든글러브 3루수 노시환(25)이 그 옆을 책임진다. 심우준의 백업으로는 하주석과 이도윤(29)과 황영묵(26)이 대기한다. 하주석은 문현빈과 함께 틈틈이 노시환의 공백도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2루는 골든글러브 3회 수상에 빛나는 안치홍(35)이 주로 나서고 문현빈과 황영묵이 대기한다. 1루에는 캡틴 채은성(35)이 필두로 안치홍과 김인환이 그 뒤를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저조했던 성적과 신구장 개장 등에 이유로 올해만큼은 가을야구를 가겠다는 마음가짐이지만, 각자 각오는 남다르다.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로 한화 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하주석의 경우, 계약 후 개인 SNS에 "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이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보였다.
올해도 야수조 막내가 유력한 문현빈도 절박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4시즌 후 일본 미야자키서 열린 마무리 캠프서 문현빈은 매일 일찍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에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문현빈은 "후회 없이 하고 싶었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한국에서나 일본 교육리그에서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내게 더 좋을까'라는 생각하면서 운동하고, 내게 맞는 운동을 찾고 욕심을 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문현빈은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하고 있는 고졸 야수 중 하나로 꼽힌다. 대전유천초-온양중-북일고를 졸업한 문현빈은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고졸 야수로서는 드물게 데뷔 첫해부터 1군 기회를 받으면서 2시즌 동안 240경기를 소화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70(688타수 186안타) 10홈런 96타점 76득점 8도루, 출루율 0.330 장타율 0.381 OPS(출루율+장타율) 0.711.
외야 곳곳에 떨어지는 강한 타구가 장점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하면 할수록 부족함이 느껴진다고 한다. 문현빈은 "아직도 내가 신인인 것 같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많아 올해도 부딪히면서 신인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하려 한다"며 "지난 2년간 확실히 깨달은 건 야구는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뭘 잘하고 싶다고 해서 잘해지는 것이 아니어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야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현빈이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김경문 감독이 주관한 지난 마무리 캠프의 메인 테마는 수비였다. 각자 2025시즌에 주로 맡을 포지션에 집중했고 문현빈의 경우 3루였다. 그는 "3루에서 주로 펑고를 받았다. 그래서 일단 내가 3루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3루 들어갔을 때 포구보다 송구에 부담을 느꼈기에, 송구에 신경 썼다. 사실 포지션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대로 어디든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내야 경쟁에도 내 할 것만 한다는 생각이다. 노력하는 것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문현빈은 "많은 선배님이 계시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강한 타구를 많이 만드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고,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렇게 해서 신구장에서 맞이하는 첫해, 시선은 가을야구로 향한다. 문현빈은 "신구장은 아직 가보지 않았는데 훈련하고 집에 갈 때 봐도 엄청 좋다는 게 느꼈다. 저기서 좋은 성적 내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며 "신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가을야구를 확정하는 순간 신구장 그라운드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