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가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문선 후보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0일 첫 기자회견 후 3일 만이다.
그는 "정몽규 회장은 축구협회 정관에 나와 있는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는 출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몽규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해당돼 후보 자격이 없다는 설명이다.
신문선 후보는 "축구협회 정관 제 29조 2항에 따라서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해 정몽규 회장의 자격 여부를 심사했어야 한다. 문체부의 특정감사가 밝혀져 선관위가 모를 수 없음에도 정몽규 후보가 적절한 후보인지 심사했다는 소식은 없었다. 선관위가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판단으로 심사를 했다면 후보 등록 무효를 결정했을 것이다. 이것이 상식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후보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한 신문선 후보는 "만약 정몽규 회장이 당선된다면, 문체부가 승인할까"라며 "결국 검찰 수사 과정까지도 치닫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이다. 지난 12년 동안 협회를 이끌면서 작은 흠결이 있었지만, 명예롭게 떠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장 선거는 원래 지난 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취소됐다. 이어 축구협회는 23일 선거를 다시 열기로 발표했지만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로 또 다시 취소되는 혼란을 맞았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사진=뉴시스
다음은 신문선 후보와 일문일답
- 선거 취소에 대한 입장은.▶선거는 당연히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축구 경기를 양 팀 11명이 하는데 주심이 선수를 2, 3명 더 넣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심판이 특정 학교, 종교, 지역, 사업체와 관련된 의혹이 있어도 공정한 경기가 될 수 없다. 재판도 판사가 특정 학교, 업무적 관련이 있으면 그 판사를 배척하는 제도가 있다.
정몽규 후보는 당초에 후보에 등록될 수 없는 신분이다. 그 부분을 이 자리에서 강조한 것이다. 회장선거관리규정 선거 공고에서 명시한 후보자 결격 조항인 축구협회 정관 제29조 제2항 제7호에 따라서 정 후보는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얘기했다. 제7호는 사회적 물의, 협회나 대한체육회로부터 징계는 받지 않았지만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유사 행위 등 그 밖에 적당하지 않은 사유가 있는 사람은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명시했다.
- 23일 선거 취소가 올바른 결정으로 보는지.
▶당연히 그렇다. 만약 선거운영위가 정당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거다. 제일 중요한 건 선거운영위가 후보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고 선거운영위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운영위원장이 누군지도 모른다.
23일 선거를 결정하는 날, 그 이후에 미디어에 보도된 선거운영위원 8명 명단을 보면 위원장이라는 분도 적시가 안 되어 있다. 원내, 원외로 나눠 변호사들과 교수가 명단에 포함된 것만 적시됐다. 뭐가 그렇게 숨기는 게 많고, 뭐가 그렇게 정당하지 못해서 그렇게 '깜깜이 선거'를 헀단 말인가.
선거운영위에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을 담보하는 거다. 공정성이 실종되면 그 선거에 대한 결과와 과정이 아무리 흠결 없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칫 잘못하면 법정 다툼으로 갈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새로이 8명의 선거위원을 뽑는 과정에서 지금 적시했던 내용에 대해 공정하게 심사를 해서 다뤄질 수 있는 그런 선거운영위가 꾸려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 회장도 사회적 물의로 일부 불허 조치를 받았는데 정몽규 후보에 대한 생각은.
▶국민에게 한 번 여론조사를 해보자. 1번 정몽규, 2번 김택규. 국민에게 누가 더 사회적 물의를 빚었는가 여론조사를 하면 아마 2~3배 정도 차이가 날 거다.
축구협회는 사기업이 아니다. 축구협회 예산은 사기업에서 자기 개인 돈 쓰듯이 마음대로 쓰는 곳이 아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적절한 과정과 공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선임을 해서 언론에 보도되는 약 100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줬다. 그런데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이러한 축구인들의 재산을 축내고, 이렇게 큰 손실을 입힌 건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형사적 책임까지도 물을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내가 회장이 되면 클린스만에게 지급된 위약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공표하겠다. 축구협회 브랜드가 이미 전 국민으로부터 불량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인식되고 있고, 정몽규 회장이 불량 축구 상품을 만드는 공장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선거 후보자로 출마함으로써 축구에 대한 상업적 가치, 산업적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이 문제는 오롯이 축구인들에게 돌아오는 채무로 큰 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시급히 국민에게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 위해 오늘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이 공정성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는가.
▶당연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을 하라고 내가 제일 먼저 요구를 했을 것이다. 기자회견 말미에 선거운영위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위탁이 되지 않는다면이라고 전제한 것은 나와 자문 변호사가 한 자 한 자 심각히 고민해서 쓴 내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를 해봤더니 신청을 90일 이전에 해야 한다더라. 그 단서 조항이 있다. 그래서 기자회견문 말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 위탁이 되지 않으면이라는 전제를 삼았다.
구체적으로 여기서 제시하지는 않지만 향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 위탁을 받지 못하는 돌발적인 상황이 되면 공정한 선거운영위를 어떻게 꾸리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론적인 시각에서 검토해 다시 한 번 국민께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