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이 19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하얼빈' VIP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9 /사진=이동훈 photoguy@
13일 MBC FM4U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이하 '완벽한 하루')에는 영화 '하얼빈'의 우민호 감독, 배우 현빈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상순은 "저도 지난 주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밌기도 하고, 좋은 영화더라.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촬영이 너무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가 끝나자마자 '남자는 코트야'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다음 날 코트를 입으라고 해서 코트를 입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초반에 전투신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은데 그걸 보면서 너무 고생하셨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전투신을 찍을 때 유난히 마음 힘들어하는 배우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고충을 얘기하는 배우들은 없었냐"라고 물었다.
우민호 감독은 "물론 현빈 씨도 마찬가지고, 배우들이 다 그런 고충이 있었을 거다. 다 인내한다. 그 장면을 찍을 때 광주에서 50년 만에 폭설이 내렸다. 원래 눈 오는 걸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정말 인내하며 찍었다. 하루에 한 두컷만 찍고 내려올 때도 있었다. 모든 배우들이 스탠바이 해야 하는 거다. 한 번 찍고 들어오면 진흙과 눈이 속옷까지 들어오는데 어떻게 할 수 없다. 그 상태로 계속 있어야 한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빈은 전투신에 대해 "단순한 액션신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처럼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민호 감독은 "배우들이 힘들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추웠고, 험지들을 찾아다니며 찍었다. 거기서 보는 얼음이나 눈, 바람은 CG가 아니라 실제다. 전투 장면도 찍었기 때문에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안중근 장군과 동지들이 함께 하나의 목적을 향해 가는 영화다. 실제 인물, 가상의 인물을 섞어서 영화적으로 재미를 추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의 큰 틀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안중근 장군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했다는 사실은 흔들면 안 되고, 다른 줄기를 건드렸다"며 "'남산의 부장들'도 그렇고, 가상의 인물을 이야기에 넣으면서 안중근 장군이 겪었을 딜레마나 갈등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우민호 감독, 현빈 / 사진=MBC 보는라디오
현빈은 대역을 쓰지 않고 액션신을 해냈다며 "그래야 카메라가 가깝게 배우를 잡을 수 있다. 대역으로 교체되면 아무래도 표정을 다 담을 수가 없다. 영화 안에서 처절한 몸부림이 카메라에 담기는 게 중요해서 직접 다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허리가 다친 적 있다. 사람을 들고 뒤로 넘기는 장면에서 무리가 갔다"고 고충을 밝혔다.
우민호 감독은 현빈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현빈이) 계속 도망 다녔다. 세 번 거절했다. 워낙 제가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했고, 이 작품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한번 만나자고 했다. 현빈 씨 워낙 대배우지만, 저도 나름대로 작품 활동해 왔고,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지 않냐고 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데 반했다. 저도 송강호, 이병헌 선배와도 작품 해봤지만, 그분들만의 아우라가 있는데 현빈 씨는 외모적으로 완벽했다.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눈빛이 되게 좋았다. 영웅 안중근 너머의 다른 눈빛을 보고 싶었다. 인간적이기도 하고, 고뇌에 휩싸이기도 하고, 두려움에 떨기도 하는 눈빛을 원했는데 그런 걸 봐서 놓칠 수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보시고, 관객분들이 배우들에 대해 칭찬을 할 때 가장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