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제주서 은퇴해 감사, 런던올림픽 동메달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유스 어드바이저로 새 출발

이원희 기자  |  2025.01.14 12:26
은퇴 기자회견하는 구자철. /사진=뉴시스 제공 은퇴 기자회견하는 구자철.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의 '레전드' 구자철(36)이 축구화를 벗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한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SK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일하게 됐다.


구자철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네이버 치지직을 통해서도 방송됐다. 구자철은 "수년간 은퇴를 준비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뛰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은퇴 후에도 받은 사랑과 경험을 간과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면서 "나를 낳고 키워준 제주에서 유소년 어드바이저 역할을 주셨고, 매듭을 짓는 일을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은퇴를 결심한 계기로는 "제 근육과 무릎이 받쳐주지를 못한다. 발목도 좋지 않다. 예전에는 운동을 하다가 근육이나 관절을 다치면 이정도 쉬면 회복하고 이정도 통증이면 안고 가도 됐는데, 한국에선 회복 기간 등을 알 수 없었다.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 축구화를 벗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스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구자철은 어린 선수들을 향해 '동기부여'를 강조했다. 구자철은 "내 꿈은 한국에 돌아와 제주에서 은퇴하는 것이었다. 이룰 수 있어 감사하다"며 "중학교 2학년 때 박주영, 백지훈 선수가 청소년 월드컵을 앞두고 인터뷰한 게 지금도 기억이 난다. 단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당시 나는 청소년 월드컵에 너무 가고 싶었다. 줄넘기를 하며, 별을 보고 내 자신과 얘기하기도 했는데 명확한 목표를 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동기부여가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선수 시절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또 구자철은 가슴 아픈 추억도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다. 당시 구자철은 한국 대표팀 '최연소 주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꿈의 무대에 나섰으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구자철은 "부족했던 시기다. 그 경험을 통해 성장했지만, 내 부족함 때문에 월드컵 결과가 아쉬웠다. 지금도 후배들이 동경하는 대상, 어린이의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프로 선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에선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구자철(오른쪽)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구창용 제주SK FC 대표이사로부터 '제주SK FC 유소년 어드바이저' 대형 명함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구자철(오른쪽)이 은퇴 기자회견에서 구창용 제주SK FC 대표이사로부터 '제주SK FC 유소년 어드바이저' 대형 명함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구자철은 "박지성 형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갔을 때 놀랐다. 손흥민(토트넘)이 EPL 득점왕을 하는 걸 보고 멋있었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갈 때는 '우리나라 선수도 빅클럽에 간다'고 놀라워했다. 그런 선수들을 보며 후배들이 꿈을 크게 가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수준이 빨라졌다. 후배 선수들이 꿈을 크게 갖는 원동력이 됐다. 해외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더 큰 클럽에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옛날에는 한국 선수가 EPL 득점왕이라고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이제는 손흥민이 해냈다. 앞으로도 계속 나왔으면 한다. 한국도 그런 선수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이 따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구자철은 "박지성 형이 맨유로 갔을 때는 '해외에 가고 싶다', 기성용(FC서울), 이청용(울산HD)을 보고서는 '나도 가야 한다'는 것으로 바뀌었다"면서 "올림픽 동메달 멤버 중 하나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자철은 2007년 프로 데뷔해 2010년까지 뛰며 K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K리그 통산 88경기를 뛰며 8골18도움을 올렸다. 리그와 대표팀 활약을 바탕으로 2011년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유럽에 입성했다. 이후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를 거쳐 9년간 독일에서 뛰었다. 2019년부터 카타르 알 가라파, 알 코르에서 뛰며 중동 무대를 경험한 뒤 2022년 3월 친정 제주로 11년 만에 복귀했다. 3시즌을 뛰고 은퇴를 결심했다.


구자철(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구자철(가운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구자철은 대표팀에서도 굵은 족적을 남겼다.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고 아시안컵도 2011년, 2015년, 2019년까지 3회 나갔다. A매치 76경기 출전 19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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