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제가 박지성이요? (이)정후는 이미 슈퍼스타입니다."
마침내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룬 김혜성(26·LA 다저스)이 하루 전 출국한 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찰진 비유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뉴스1에 따르면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제 좀 실감이 난다. 명문 구단 다저스가 가장 먼저 제안을 줬다. 감사했다. 뛰는 날이 올 때까지 최대한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약 183억 원),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1억 원)가 되는 계약을 맺고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에이전시 CAA 스포츠에 따르면 다저스를 포함해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디에이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등 6개 구단이 구체적인 영입 제의를 했다. 그중 에인절스가 5년 2800만 달러(약 409억 원)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문의를 한 팀은 6팀 외에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여러 팀이 더 있었다.
다저스와 에인절스 LA 두 팀이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든 가운데 김혜성은 꼼꼼하게 가능성과 환경을 고려해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에서는 키움에서 쓰던 3번이 아닌 6번을 달고 뛴다. 경쟁자 크리스 테일러가 2016년부터 달고 있는 탓이다.
김혜성은 "(3번이 아닌) 남은 한 자릿수 번호 중 고민하다가 6번을 골랐다. 내가 좋아했던 트레이 터너가 과거 다저스에서 6번을 달았다"며 "다저스가 아니라도 경쟁은 해야 한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성실하게 준비해서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다"고 말했다.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전날(13일) 출국한 이정후의 재치 있는 농담은 김혜성을 웃게 했다. 이정후는 김혜성의 다저스 입단을 축하하면서 "(김)혜성이는 맨체스터에서 뛰었던 박지성 선수 같은 선수다. 실력은 내가 이야기 안 해도 될 만큼 뛰어난 선수니까 그렇게 말하고 싶다"고 홍보했다.
이에 김혜성도 그야말로 빵 터졌다. 그는 "(이)정후의 그 말을 듣고 3초간 웃었다. 워낙 대단한 분과 비유해 줘 고맙다. 정후는 (이미) 비유가 필요 없는 슈퍼스타다. 지난해 아쉬운 부상이 있었지만, 올해는 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다저스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이)정후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정후와 맞대결은 재미있을 것 같다. 늘 청백전에서만 상대했는데 이젠 다른 팀에 있다"고 미소 지었다.
김혜성은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8시즌 동안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 출루율 0.364 장타율 0.403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기록했다. 나이에 비해 프로에서의 풍부한 경험, 빠른 발로 대표되는 뛰어난 운동능력과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한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지난 한 달의 포스팅 기간을 돌아보며 "잠을 잘 못 잤다. 다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웃은 김혜성은 "늘 만족감 없이 항상 높게 목표를 가졌다. 다저스에서도 내 장점을 잘 살려 매력을 어필해보겠다. 수비에서는 팀에서 주는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포지션을 준비하려 한다. 지난해의 나보다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LA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이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