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훼손한 '남주의 첫날밤'..KBS, 결국 촬영분 폐기 [스타이슈]

윤성열 기자  |  2025.01.16 16:45
병산서원 /사진=민서홍 SNS 병산서원 /사진=민서홍 SNS
KBS가 드라마 촬영 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해 비판을 받은 가운데, 해당 촬영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KBS는 올 상반기 방영을 앞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경북 안동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안동시청과 국가유산청 측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로 알려졌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옥택연과 서현이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앞서 이 드라마는 촬영 중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병산서원을 훼손한 사실이 알려져 큰 질타를 받았다.


지난 1일 SNS를 통해 건축가 민서홍은 드라마 스태프들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촬영 당시 등을 달기 위해 병산서원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며 "나이 지긋하신 중년의 신사분이 스태프들에게 항의하고 있었고, 가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은 귀찮다는 듯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쉽게 생각하면 못 좀 박는게 대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옥 살림집에서도 못 하나 박으려면 상당히 주저하게 되는데 문화재의 경우라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또한 문화재를 촬영 장소로 허락해주는 것도 과연 올바른 일일까 의문이다. 더욱이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안동시청은 지난 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촬영 허가를 내준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허가 조건에 '문화유산 보호 구역 내 별도 시설물 설치와 문화유산 훼손 행위를 금한다', '촬영은 문화유산의 안전과 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한다'고 쓰여있다. 지난달 30일 민원인이 (병산서원에) 못질한다고 전화했고, 바로 촬영팀에 연락을 취해서 사실 확인하고 철거 조처해달라고 연락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해당 사건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KBS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이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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