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 감독 "'주홍글씨' 트렁크신, 떨며 찍었다"

김현록 기자  |  2004.10.20 14:11
'인터뷰'의 변혁 감독이 두번째 장편 '주홍글씨'를 내놨다.

영화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파격적이다. 아름답고 조용한 첼리스트 아내(엄지원)가 있으면서도 아내의 동창이자 재즈가수인 가희(이은주)와의 관계를 맺고 있는 엘리트 형사 기훈(한석규)이 그 주인공. 여기에 살인사건을 수사하던 중 만난 묘한 매력의 미망인(성현아)이 더해진다. 불륜과 금기, 그리고 그 대가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

지난 19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기자시사회가 끝난 뒤 변혁 감독은 "만들어 놓고 여러차례 봤는데도 여전히 힘들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영화를 찍으며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콘티도 다 짜고 복사도 돼 있고 그대로 찍으면 되는 분량인데도 그렇더라.

가희의 집에서 촬영하는 분량은 하얗게 밤을 지샐 만큼 힘들었다. 트렁크신 역시 연기한 이은주씨만큼이나 떨며 찍었다. 계곡 장면을 찍을 땐 친구에게 문자도 보냈다. '기적이 필요하다'고."

감독을 떨게 만든 트렁크신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 비극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트렁크란 둘만의 공간이다. 모든 연인들이 꿈꾸는 공간이 아닐까 한다. 둘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하지만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던 기훈으로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공간이기도 하다. 화장이 지워지고 숨겨져 있던 추한 면도 드러난다."

변혁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즐거움을 다 누린 것 같다"며 "아쉽다고 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공을 함께 한 배우들에게 돌리길 주저하지 않았다. 시사회 직전 무대인사에서 "배우 모두가 훌륭하고 만족스럽다. 영화가 좋지 않거나 부족하다면 모두 감독의 책임"이라고 못박아둔 터다.

"이 네 배우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잘해주셨다. 이분들 덕분에 내 수준보다 훨씬 더 잘 나온 영화가 된 것 같다."

캐스팅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다. 감독은 '고정관념을 깨자'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전략적으로 간 거다. 한석규씨는 왠지 은행아저씨같지 않나. 이은주 성현아 엄지원씨도 '왠지 안 그럴 것 같은' 역할을 맡아 보여줬다. 나 역시 '변혁이 이런 영화 안 만들 것 같은데' 싶은 작품을 한 셈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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