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드라마 책임 프로듀서가 시청자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고 있어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SBS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극본 김윤정·연출 최윤석)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SBS 구본근(45· 사진) 드라마 1CP가 그 주인공.
구 CP는 지난 13일부터 드라마 게시판에서 시청자들의 문의에 친절히 답변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구본근이 누구냐"고 묻던 네티즌들은 그의 '정체'를 알고 난 후 직접 그를 지목해 질문을 던지거나, "오늘은 왜 안보이냐"고 안부를 묻는 이도 있다.
구 CP는 처음에는 출연배우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나친 비판에 연기자들을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고 했다. "연기자들은 상당히 감성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상처를 입으면 연기자 스스로나 시청자들에게 모두 도움이 안 되기에, 이러한 비난을 순화시키고 싶었다"고.
그러다 보니 드라마 진행상황이나 현장 소식은 물론 달라진 방송제작 현실을 전하게도 됐다.
일부 출연배우들에 대한 과도한 칭찬에는 "혹시 소속사에 근무하시는 분이십니까"라며 따끔하게 질책을 하기도 하고, 로비를 해서 출연을 했냐는 비난에는 "달라진 현실을 몰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균형을 잡아준다.
구 CP는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면 물증은 없지만 소속사나 OST 관련 회사에서 시청자인 척 하며 홍보 글을 올리는 듯한 감이 온다"면서도 "그러나 그들로서는 이런 방법을 쓸 수도 있고, 꼭 나쁘게만 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시청자들이 CP를 높은 사람으로 알고 있다"며 "요즘 같은 현실에서 CP는 탤런트 고수보다는 아래고, 연기신인인 박정아나 배수빈이하고는 엇비슷한 서열이 될 것"이라며 캐스팅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동시에 시청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열줄 이상 글쓰기가 힘들던데, 시간을 내서 구구절절 매섭고 날카롭게 글을 올려주는 시청자들에게 감탄했다"며 "칭찬의 글이든, 비판의 글이든 진심으로 고맙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구 CP는 "독수리 타법이라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것이 답답하다. 하지만 내 생각에 대해 바로 답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재미를 느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드라마가 방송된 날은 그 다음날 새벽 3, 4시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게 된다"며 "바쁘지만 후속 '유리화'에서도 계속 해볼 작정"이라고 밝혔다.
구본근 CP는 1986년 MBC 드라마국 PD로 입사, 1992년 SBS로 자리를 옮긴 후 '신비의 거울 속으로', '도시남녀' 등을 연출했으며, '오픈드라마 남과 여', '수호천사, '올인' 등을 기획했다.
사내에서 '구교수'로 불리울 정도로 '박학다식'이 장기(?). 현재 방송작가협회 교육원 전문반 코스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