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반갑습니다."
고현정의 10년만의 복귀소감은 의외로 간단 명료했다.
고현정은 9일 오후 2시30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2에서 열린 SBS 드라마 '봄날'(극본 김규완, 연출 김종혁) 제작발표회에 참석, 10년만의 복귀소감에 대해 친절히 때로는 명확하게 밝혔다.
긴 검은 생머리에 흰 블라우스, 검정재킷 차림으로 발표회장에 들어선 고현정은 먼저 200여명의 취재진에게 "여러 기자분들을 이 자리에서 뵙게 되니 마치 몰래 데이트를 하다 양가의 허락을 받은 느낌 같다"며 "떠날 때는 매몰차게 떠났었는데 돌아올 때 이렇게 반겨줘서 너무 고맙고 반갑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10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는 본인의 희망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현정은 "밖에서 볼 때는 이번 드라마 출연이 대단한 결심으로 생각하시지만 저는 자연스럽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앞으로 사람들 앞에 더욱 많이 서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는 소식도 알려드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다"며 재기 이유를 밝혔다.
고현정은 이어 상대역인 조인성 지진희에 대해 선배 연기자답게 "조인성, 지진희씨와는 며칠 전에 처음 만났지만 금방 친해져서 드라마가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컴백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지만 '연예가 중계' 프로그램 등에서 어린 후배들이 생활이 비춰지고 그럴 때는 기자들이 그리웠다"며 "특히 조인성씨가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펑펑 울 때는 '내가 저 앞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또 "'봄날' 출연 결정을 하고 난 뒤 모처럼 예전 분위기로 돌아가 연기연습을 해봤다"며 "지진희씨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파란만장 미스김 10억만들기'를 모두 보면서 상대역이었던 김현주의 연기를 따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인성은 "이런 좋은 선배님들과 작품하게 되서 기쁘다. 또 한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서 더욱 반갑다. 더 나아졌다는 소리 듣도록 많이 배워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SBS 아나운서 박상돈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발표회에는 고현정, 지진희, 조인성 등을 비롯해 SBS 이남기 제작본부장, 제작사인 싸이더스 HQ의 장진욱 이사, 연출을 맡은 김종혁 PD, 극본을 맡은 김규완 작가가 참석했다.
드라마 기획을 맡은 SBS 문정수 책임 프로듀서는 "여러가지 사정상 취재에 협조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봄날'은 2005년 1월 8일 방송예정으로, 스펙타클하면서도 서정적인 작품이라고 기억될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고현정씨는 SBS '모래시계' 이후 참여하게 되서 반갑다.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세남녀의 순애보로 2005년 새해를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김종혁 PD는 "저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겠냐고 주변인들이 전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와서 보니 그 부담감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부담감을 즐기면서 촬영을 하겠다. 부담스러우면서 동시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진희 역시 "많이 떨리지만 이런 떨림이 기분 좋다. 좋은 연기자들 만나서 행복하다.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고현정과의 일문일답.
-10년 만에 복귀를 하면서 가장 부담됐던 것은 무엇인가.
잘 할 수 있을까. '모래시계' 많이 기억하고 있을 텐데, 그 기억을 계속 갖고 계시게 하는게 나은 거 아닌가, 실망을 드리는게 아닌가 고민했다. 예전에 썩 완벽한 연기를 했던게 아니라 제 모자란 부분도 기억하실텐데 도와주시면 용기내서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용기냈다.
-'모래시계' 이미지가 많이 남아있다. 결혼생활 도중 혹은 그 후 컴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지진희씨 출연했던 '10억 만들기'의 김현주씨가 만났던 역할이 흉내내 본 적 있다.(손으로 액션을 크게 하면서) 컴백을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재밌어 보이고 그래서 그랬다.
'발리에서 생긴일' 보면서 조인성씨 막 울 때 제가 그 앞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했다. 상황이 힘들때는 연기 생각을 하지는 않고, 연예프로 같은 데서 예쁜 아이들 살고 있는 모습 나오고 그럴 때 기자분들 생각하고 그랬다. 그러나 컴백을 생각하면서 살지는 않았다.
-개인적인 삶과 연기자의 삶이 이중적으로 교차했다. 공백과 우여곡절이 많았다. 드라마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것도 좋지만 공인으로서 인사 드리는 것도 예의라고 생각한다. 10년만에 복귀하는 소감을 얘기해달라.
10년만에 복귀해서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걱정이 많이 된다. 10년이 짧은 기간 만은 아니다. 드라마 제작발표회고 다른 배우분들도 많이 계셔서 개인적인 얘기를 많이 할 자리는 아닌거 같다.
너무 잘할려고 한다던지, 뭔가 보여드리려든지 한지 않고, 여러분들께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싶다.
-이렇게 컴백하고 싶던 계기는 무엇인지. 영화 드라마 중 먼저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영화를 한편도 못해봐서 영화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더라. TV를 잘 안다는 건 아니라, TV보다는 많이 망설였다. 저도 처음에는 결심을 해야 서는 줄 알았는데 맨날 서있더라. 자유롭게 인사도 드리고, 궁금하시는 분들 계시면 알려도 드리고 자연스럽게 사는게 좋지 않나 생각을 했다. 밖에서 볼때는 결심인거 같지만 제 안에서는 자연스럽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거다.
-SBS '봄날'을 컴백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제 인생에 제2의 봄날의 왔으면 좋겠고, 제목도 좋고. 같이 연기하시는 분들도 보고 싶었다. SBS와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거 같다. 다른 곳보다 익숙하고 친숙하고, SBS 드라마를 많이 봤었고, 저한테는 자연스러웠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영화, 드라마, CF 쪽의 활동 계획을 알고 싶다. 소속사 등 계약은 언제 결정했는지 지금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봄날'이 잘 돼야겠다. 그 생각이다. 소속사라고 하니 약간 낯설게 느껴지는데. 몇 년전부터 이렇게 될지는 모르고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이쪽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SBS랑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 처럼 그 친구하고 일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하고 할 생각없이 이쪽으로 결정했다. 이름도 말해야 되나? 후크 엔터테인먼트.
(이남기 본부장) 여기에 계신 분들은 최고의 대우를 받아 마땅한 분들이라 생각한다. 제작사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SBS는 잘 모른다.
(장진욱 이사) 고현정씨에 대한 부분은 작품에 대한 부분에서 많이 이야기해주셨고, 여론이나 기존의 틀에서 최고의 조건을 해드렸다. 나와있는 만큼(회당 2000만원)은 아니고 제작사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10년만에 복귀하는 고현정씨를 통해서 어떤 효과, 바람에 대해 기대하시는 바 큰 거 같은데.
(이남기 본부장) 싸이더스 HQ와 공동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쪽과 입장이 똑같다. 우리 시놉시스를 세분에게 드렸을 때 작가에 대한 신뢰감, 작품 대우나 시놉시스에 대한 세분들이 판단이 이런 캐스팅을 하게된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시작해서 언제부터 하게 됐는지는 말하기 그렇다.
세분들이 SBS를 선택해 주셨고, 고현정씨가 우리 SBS '모래시계'도 했지만, 세분이 SBS를 선택해주셔서 행복하다.
-많은 제안이 있었을텐데 '봄날'을 선택한 이유는. 시놉시스를 보면 실어증에 걸리기도 했는데….
(웃음을 참지 못하며)저는 조인성씨와 지진희씨 나온다고 해서…(말을 멈추고)
저는 별의 금화가 원작이라고 듣고 맨 처음에는 수화를 배워야하나, 그 생각도 했었는데 김종학 대표께서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많이 상의드리고 했다.
이남기 본부장, 저의 첫 주연작인 '두려움 없는사랑' 연출자인 운군일 국장도 많이 격려해주셨다. 전에 어떤 작품을 했는지 알았기에 김규완 작가에 대한 신뢰도 있어서 결심을 하게 됐다.
-이 작품 이후에 어떤 활동을 할지, 더 활발히 활동할지 궁금하다. 기자들 그동안 피하셨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구. 제 의지로 기자를 피하기 보다는 제 상황 때문에 그랬다. 저는 답답할 때는 기자들 만나서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지금 제 마음으로는 계속 일하고 싶다.
-고현정씨 첫 봄날은 언제 였는지.
봄이 원래, 겨울은 아닌데 꽃은 피는데 막 춥지않나.계절따라 예쁜 옷 입고 싶은데, 입으면 또 감기 걸리고.. 지난 10년간이 그랬다. 좌충우돌도 많았다. 이혼하고 1년은 오로지 저만 생각했던 기간이고, 그러려고 많이 노력했다.
-조인성과 10년차이 나는 걸로 알고 있다. 두분이 그림이 될까 걱정했는지, 그림이 많이 된다. 복귀 후 10년전과 많이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동안 어떻게 몸을 만들고 관리를 했는지. '발리에서 생긴 일' 두남자 중 누가 더 맘에 드는가.
일단 너무 감사하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몸 관리를 결혼생활 하면서는 거의 할 수 없었고, 패스트푸드 잘 안먹는거, 한식 잘 먹는거, 김하고 김치찌개만 먹고
걷는거 좋아하고.
'발리에서 생긴 일' 두 남자 중에 고르라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닌가. 둘다 너무 매력적이다. 지진희씨와서는 동갑이구,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터뜨리며) 어렸을 때부터 주위에서 있었는데... 학교도 가깝고. 더 일찍 만날 수 있었는데 늦게 만난거 같다. 하여튼 반갑습니다.
-(김종혁 PD에게) 지진희씨 결혼도 끼어 있는데 드라마 주요 무대와 촬영계획에 대해 얘기해달라.
제작 로케이션 장소는 섬지역을 열심히 헌팅 하고 있다. 나머지 부분은 서울이구. 넉넉하지 않은 제작시간인데, 한 한달 20일 전에 촬영을 스타트할 수 있고, 함께 하는 배우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 제작은 20일경에 시작해서 지진희씨가 컴백하는 시일에 맞춰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될 것이다.
-작품이라던지 캐릭터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출연료를 포함한 최고의 대우를 해줬기 때문에 선택한 거 아닌가.
아니, 최고 좋죠, 제가 10년만에 나온거라 다른 분들이 얼마 받았는지 몰랐는데.
잘해주신다 그래서, 그거 믿고 고맙습니다, 하고 했다.
-제2의 봄날을 기대하신다고 하셨는데, 고현정씨가 지금 가장 걱정되고 두려운 부분은 무엇인지. 그 고민 중에서 가장 걱정되고 두려운 점은 무엇인지.
자꾸 그런거 생각하면 더 그렇더라. 한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는데, 그러다 보니 끝이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지진희 조인성과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그 생각만 한다. 대본 빨리 써주시면 빨리 의상 준비해서 연기해야지 그 생각만 한다.
자꾸 다른 생각하면….힘들고 외로운 것은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준다.
이제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에 추스리고 일어나려고 한다. 저보다 힘든 분들도 많은데, 이건 말도 안되는 거고, 힘들다고 얘기하는 것도 사치스러운거다. 요즘은 즐겁게 보낼려고 마음 먹고 지내려고 한다.
-어머니로서의 마음이 궁금하다.
아까 말씀드린 것과 같은 맥락의 것이다. 그 애들은 당연히 제 아이들이고.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얘기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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