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집 '스완 송스(swan songs)'로 우리곁에 돌아온 에픽하이. 에픽하이는 3집 타이틀 '플라이(Fly)'처럼 2005년 하늘을 날았다. 너무 높이 올라가 이카루스의 인공양초 날개처럼 녹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만큼 높이 날았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지난해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에픽하이가 3집 활동을 마감하기도 전에 또 새로운 앨범을 들고왔다. '벌써 4집이 나온거야? 이거 너무 빠른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때, 에픽하이가 말한다. '3집으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 앨범'이라고.
"'블랙 스완 송스'란 리패키지 앨범은.."
"무엇보다 '스완 송스'를 만들 때 아쉬웠던 점을 보충한다는 의미가 커요. 아끼는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면 과감히 사지 말라고 이야기 했어요. 다만 '스완 송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완성된 음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에요."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욕심 때문인지 리패키지 앨범에 신곡까지 담겨있다. 신곡 '사진첩'은 DJ투컷이 타블로와 함께 노래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에픽하이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사진첩'은 에픽하이의 힘들었던 과거와 밝아진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한 생각이 녹아있어요. 특히 우리가 어려웠을 때에도 변함없는 사랑을 주셨던 팬들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노래에요."
에픽하이는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감사의 뜻을 담다보니 자연스레 앨범이 2CD가 돼버렸다.
"2CD로 만들 의도는 없었어요. 신곡을 넣고 리믹스를 하다보니 넣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져 2장의 CD가 된거죠. 신곡 뿐 아니라 리믹스한 곡도 처음 듣는 듯한 기분을 느끼실 만큼 기존 곡을 새롭게 만들었어요."
"무대가 지겹냐구요?"
에픽하이는 감사 앨범을 만들 만큼 데뷔 후 최고인기를 누렸다. 높아진 인기 덕분에 그들을 찾는 무대도 덩달아 많아졌다. 매일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플라이'처럼 타이틀은 빠지지 않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무대가 지겹냐구요? 어떻게 지겨울 수가 있죠? 사람이 살면서 대하는 매 순간이 다르듯 매번 무대도 같을 수가 없어요. 무대가 바뀌고 관중이 바뀌고 시간이 바뀌었으니 항상 새로운 무대에요.
무엇보다 에픽하이의 철학은 '무대 위에서 우리가 즐거워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멋있거나 예쁘게 보이기 위해 폼을 잡을 필요도 없어요. 무대 위에서 즐기면 그 뿐이에요. 괜스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무대를 즐기는 비결이죠."
서는 무대가 많은 만큼 나름대로 목관리도 필요해 보였다. 그런데 에픽하이는 이구동성으로 "'무(無)관리가 목관리"라며 너스레를 떤다. 즐겁게 무대 위에서 한바탕 뛰고나면 그만이라나?
물론 자신들이 즐기기 위해 하는 노래지만 에픽하이에게도 작은 소망이 있다.
"에픽하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음지에서 시작해 양지로 올라온 그룹이니까요. 그렇다고해도 우리가 '책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언더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아요. 그래서 언더와 오버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두 문화의 균형을 맞추고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이요.
꿈이 너무 큰가요? '발전이 없는 변화는 변질'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발전할 거에요. 에픽하이의 음악 뿐 아니라 그 주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발전을!" <사진 = 구혜정 기자 photonine@>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