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김희선 배두나의 남자, '샛별' 이진욱

김태은 기자  |  2007.01.04 11:49
ⓒ최용민기자 leebean@

이진욱(26)은 지난해 발굴한 신인들중 가장 빛나는 샛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덜컥 브라운관으로 뛰어든 신인 '주제'에 손예진 김희선 배두나 등 내로라하는 톱 여배우의 상대역을 도맡았다.

구랍 31일 열린 2006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손예진과 호흡한 '연애시대'와 김희선의 상대역을 맡은 '스마일어게인'에서 보여준 스타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데뷔하자 마자 손꼽히는 톱스타들과 나란히 하는 기염을 토한 이진욱은 연말 방영된 케이블채널 OCN '썸데이'를 통해 한해동안 세 편의 미니시리즈에 연속 출연하게 됐다. 이번에는 배두나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특히 '썸데이'에서는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다. 정적인 스토리에, 어찌보면 정형화된 인물들 사이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종횡무진 이들 인물들을 연결하는 역동적인 역할이라 더욱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극중 아버지가 낸 교통사고로 전 가족이 사망하고 홀로 살아남은 철없는 고교생 임석만은 식물인간이 된 피해자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고 병원비를 댄다. 그러나 우울하지 않고 씩씩한 캐릭터. 죽음을 맞이한 피해자의 부모에게 '살아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에서는 어린 나이에 힘겨운 짐을 지고 있다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마는 리얼한 모습이 강렬하게 와닿았다. 이러한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난 데는 본래 이진욱이 가지고 있던 매력이 한 몫했다.

"본래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수능 성적이 그에 미치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2000년 11월 고향 청주에서 상경, 막연히 꿈꿨던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무료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 본래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고 여섯살 때부터 공상하기가 취미였다. 그래서 그런지 엉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장난스럽게 싱긋 웃으면서도 다소 생뚱맞은 답변을 늘어놓는다. 이것이 상대방을 자지러지게 하는 마력으로 작용한다. 꿈꾸는 듯한 눈동자와 이국적인 느낌,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흘러나오는 것이 자기 세계가 분명해 보인다.

"걸으면서 몽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배우로서는 장점인 것 같다. 배우야말로 자기와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 직업인데, 그것에 익숙한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최용민기자 leebaen@


천상 배우의 얼굴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멋있고 잘생겼다는 얘기보다는 '거지 역을 맡았을 때는 거지같고, 배달부 역을 맡았을 때는 배달부 같고, 부자 역할을 맡았을 때는 부자 같은' 그런 느낌이 있는 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싶단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고독한 멜로주인공, 연쇄살인범, 헝그리 복서 같은 역할이 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뭐든 다 해보고 싶다. 남들이 싫어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 한석규, 백윤식, 감우성 선배처럼 연기에 크게 변화가 없어도 잘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샛별' 이진욱은 자신과 호흡을 맞췄던 대여배우들에게 거침없는 품평과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연애시대' 출연시에는 상대배우와의 호흡 같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손예진은 정말 좋은 배우였다. 김희선은 마주하면 세상사람같지 않은 신비한 매력이 있다. 그때문에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 배두나와는 정말 호흡이 잘맞는다. 상대배우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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