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랑에 미치다'의 두 주인공 이미연과 윤계상의 연기가 빛을 발하고 있다. 이 드라마 전체가 두 사람의 연기력에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에 미치다'는 결혼 이틀전 약혼자 강재훈(유태준)를 잃은 항공사 엔지니어 서진영(이미연)과 재훈을 사고로 죽게 만든 고아 출신 김채준(윤계상)의 사랑 이야기로, 원수간의 사랑이라는 전형적인 틀에 지나치게 느리고 잔잔한 전개로 한자리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조용한 드라마에서 심리묘사를 표정과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미연과 윤계상의 뛰어난 연기력은 눈을 떼지 못하도록 하며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데뷔 20년째인 이미연은 연기와 발성에서 모두 깊은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남편'이라고 부르고 있는 약혼자를 잃은 후, 그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듯 흐뭇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슬픔이 밀려와 베개에 얼굴을 묻고 통곡을 하는 연기는 압권이었다.
특히 자신이 마음을 주기 시작한 직장 후배 채준이 재훈을 죽인 당사자라는 것을 알게 된 11일 방송에서 이미연의 연기를 절정을 이뤘다.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또 가늠할 수 없는 심적 고통에 목에 핏대를 세우며, 제대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꺽꺽거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그의 괴로움에 동화되도록 했다.
"그 자식이 재훈의 기억은 다 지우고 자기 기억을 다 남겨놓고 갔다"며 가슴 아파하는 모습이나 "딱 한사람만 아니면 돼, 너 때문에 내 남편이 죽었고, 너 때문에 내 남편을 배신했어. 내 남편을 두 번 죽인 너를 용서할 수 없어, 그런 널 사랑한 날 용서할 수 없어"라고 슬픔을 삼키는 연기는 넘치지 않으면서도 고통이 전달됐다.
"내 몸에 손대지 말라"고 채준에게 발작처럼 소리지르는 연기, 또 "이 사람이 내 남편을 죽였다구요"라고 외치며 실성한 듯 실성한 듯 번뜩이는 눈빛 연기 등은 소름을 끼칠 정도였다.
채준에 대한 애증으로 그가 격투기장에서 맞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래 잘됐다, 맞어, 계속 맞어, 차라리 내 눈 앞에서 맞아죽어"라며 냉정한 눈빛으로 혼잣말을 하는 모습 역시 큰 흡인력을 발휘했다.
10일 방송부터 '나쁜남자'로 변신한 윤계상의 연기도 물이 올랐다. 그동안 채준은 불의의 사고를 일으켜 교도소까지 갔다 왔지만 아직 맑고 순수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생에 구원처럼 찾아온 사랑의 실체를 알게 되며 세상을 다 포기한 듯 변화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연기한 윤계상은 캐릭터에 완전 몰입한 듯 보였다.
재훈의 부모를 알아보는 순간 한동안 넋을 잃은 듯 하다가 분노로 눈동자가 짙어지며 신을 부정하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리얼하게 연기해냈다. 경찰서에서 "그 여자를 위해 나를 다시 교도소로 보내달라"고 울먹이며 난동을 부리는 장면에서는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또 11일 방송에서 격투기를 하며 자신이 맞는 모습을 꼼짝없이 지켜보는 진영을 발견하고는 모든 것을 단념한 듯 시니컬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등 심리의 변화를 한단계 한단계 섬세하게 그려나갔다.
무엇보다 격투기를 하기 위해 웃통을 드러내며 보여진 그의 단련된 근육질의 몸매는 그가 배우로서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준비해왔음을 증명했다.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도 이들을 칭찬하는 글이 이어졌다. "진영과 채준의 연기는 정말 소름끼치도록 훌륭했다. 이야기는 대충 짐작가나 연기자들의 연기에 푹 빠지게 된다", "드라마를 명품으로 만드는 것에는 많은 요소가 필요하겠지만 그 무엇보다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이 드라마를 통해 알게됐다"는 등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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