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 "결혼은 여배우에게 긍정적인 일"(인터뷰)

김경욱 기자  |  2007.05.11 08:13
ⓒ<사진 = 홍기원 기자 xanadu@>
화장기 없는 얼굴로 스태프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눈다. 10일 새벽까지 지속된 촬영으로 피로가 다 가시지 않았을 테지만 그의 미소만큼은 봄날의 볕보다 더 따스하다. 10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봄이(서신애)의 엄마 영신 역으로 열연한 공효진을 막방을 두어 시간 앞둔 시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취기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장혁과 달리 밝고 단아한 모습으로 음식을 누구보다 맛있게 먹는다.

"안녕하세요." 마치 브라운관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처럼 공효진은 아니, 봄이 엄마 영신은 그렇게 밝게 빛났다. "오늘(10일) 새벽1시가 넘어서야 마지막 촬영이 끝났어요. 촬영 끝나고 정신없이 잠만 잤죠." 공효진 특유의 목소리 톤과 억양이 살아난다. 아쉬움이 컸기 때문일까. 잠시 상념에 젖어든다.

"영신이라는 역은 너무 예쁜 캐릭터였어요. 욕심 낼 수밖에 없었죠. 20대 여배우로 미혼모 연기를 하기 꺼려한다고는 하지만, 제가 아닌 다른 어느 배우라고 욕심을 냈을 거예요." 옆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겸손하게 말한다.

공효진. 그의 나이 스물일곱. 미혼모를 하기에는 젊디젊은 나이다. 하지만 그는 방송전 미혼모 역이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그동안 사람들이 제게 갖고 있는 이미지를 뒤집어 보려고 노력했어요. 배우도 사람이잖아요. 같은 얼굴 같은 몸으로 연기를 하는데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시청자분들께서는 그렇게 보시지 않잖아요. 몸무게를 막 늘리고 줄일 수 있다면 또 모를까. 사람인 이상 한계가 있어요. '매일 공효진의 캐릭터는 이러이러해'라는 말이 참 싫었죠."

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엄마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강점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제가 엄마연기가 자연스러울 수 없잖아요. 경험해 본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정말 누군가의 엄마처럼 보이기보다는 좀 모자란 점이 많은 엄마를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딸과 자매처럼 보일 수 있는…. " 때문에 공효진은 봄이 역의 서신애와 촬영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스킨십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모습이 연기에 묻어날 테니까.

-'고맙습니다'가 막을 내린다. 소감은?
▶이번 드라마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진짜 청순가련형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시청자분들이 과거 작품속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할까봐 사실 염려도 많이 했다. 하지만 최대한 솔직하고 진실 되게 연기하려고 했다. 그 진심이 통한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웃음) 이제 어떤 역이든 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20 대 여배우로 미혼모 연기에 도전해 보니 어떤가.
▶주위에서 내가 이번 역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하지만 나 역시 주위에서 누가 어떤 배역에 캐스팅 됐다고 하면 '안 어울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처럼 배우에게 독이 되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캐릭터, 이미지 운운하는 것은 배우에게 장애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어떤 역이든 최선과 진심을 다할 때 맞춰진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생각을 사람들이 내게도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다들 비슷하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은 척. 가진 게 많지만 조금 모자란 척. 이것이 여성들의 캐릭터들의 대부분이다. 나에게도 약하고 천사 같은 면이 있음을 보여준 것 같다. 시청률을 떠나 나에 대한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사진 = 홍기원 기자 xanadu@>
- 여성 캐릭터들이 다들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결혼이 여배우들에게 어떤 점으로 작용할 것 같나
▶예전에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날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미혼이면서 엄마 역을 하는 것과 실제 결혼 한 뒤 엄마 역을 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따를 것이다. 경험이라는 것은 연기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일례로 전도연 선배를 보면 결혼이 그분의 연기 생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또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효진이라는 배우에 대한 이미지와 실제가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은 내 이미지를 '야생'적으로 생각한다. ('야성'이라는 농이 섞인 지적에 '야생'이라고 표현해 달라고 한다) 남자들과 싸워서도 이길 것 같고, 술을 잘 마시고 춤도 잘 출 거라 생각한다. 마치 테이블 위에 올라 갈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주량은 맥주 한잔이나 와인 한잔밖에 안된다. 소주는 한잔도 못 마신다.(실제로 이날 공효진은 맥주 '딱 반잔' 만 마셨다.)

- 드라마 방송 후 어떤 점이 달라졌나.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입에 뱄다.(웃음) 가끔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공효진이라는 말 대신 봄이엄마라고 하신다. 이전 작품들에 출연할 때와 가장 다른 점이다. 아주머니들께서 반갑다고 팔이나 손을 잡을 때가 있다. 심지어 엉덩이를 만지시는 경우도 있다. 사실 나도 사람인지라 몸이 상당히 피곤하고 배가 많이 고플 때 그런 일을 당하면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 기분대로 할 수 없다. 영신은 천사 같은 캐릭터다. 내가 인상 쓰거나 그냥 '네~'하고 가버리면 그 분들이 영신에 대해 얼마나 실망하시겠나. 나도 모르게 영신이 돼간다.

-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
▶착한 역을 또 해보고 싶다. 이 같은 이미지를 좀 굳혀보고 싶다. 그동안 '야생'적이고 씩씩하고 명랑한 이미지를 다 빼내고 싶다. 말을 못하는 역에도 도전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너무나 많다.

- 종방 소감은?
▶너무 아쉽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영신이라는 캐릭터는 누가 해도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함께 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 봄이(서신애)는 이제 잘 못 볼 것 같다. 아이들은 쑥쑥 자라니까 다음에 보면 못 알아 볼 정도로 커있지 않을까. 드라마에서 함께 했던 분들 그리고 이번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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