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 "서른 중반? 20대 때보다 연기열정은 더 뜨거워"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 캐스팅

김지연 기자  |  2007.05.12 14:25


누군가 말했다. 참 여성스럽다고.

한때 이일화는 이런 말을 칭찬이라 생각했다. 일부러 꾸미지 않아도 그에게서는 여성스러움이 묻어났다.

그래서였을까. 언제부턴가 자주 찾아오는 배역 역시 차분한 역할이었다. 지난해 인기리에 막을 내린 KBS 1TV 일일드라마 ‘별난여자 별난남자’에서도 그녀가 맡은 역할은 백치미가 흐르는 매력 만점의 카페 여주인이었다.

분명 이일화에게 ‘여성스러움’은 한때 주무기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고정된 이미지가 한계인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해도 많은 드라마 제작진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며 선뜻 캐스팅하기를 주저했다.

“고정된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운 좋게 기회가 생겨 연극을 하게 됐어요. 과거에도 이것저것 기회가 주어지면 역할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출연했는데, 지난해 연극 ‘헬렌 켈러’에 출연하며 제가 무대 체질이란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연극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특히 이일화는 “무대에 서면 TV 드라마와는 또 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며 “연극을 하며 연기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일화가 연기를 시작한 지는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는다.

1991년 SBS 공채 2기 탤런트로 데뷔해 ‘한지붕 세가족’ ‘바람의 아들’ 등에 출연하며 연기와 인연을 이어왔다. '권태기'가 왔다 해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시간이다.

그런데 이일화는 “연기에 대한 집념은 지금이 예전보다 더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런 열정을 알아준 사람은 탤런트 김진만. 그는 자신이 연출을 맡은 연극 ‘연인들의 유토피아’에 이일화를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오는 6월12일 소극장 산울림에서 막을 올리는 ‘연인들의 유토피아’는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통해 파멸도 불사하는 연인들의 유토피아에 관한 이야기. 극중 이일화는 상큼한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그녀’ 역을 맡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일화가 연극이란 분야에도 잘 어울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배우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실 연기는 촛불처럼 사람들 앞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거잖아요.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저를 찾아준다면 최선을 다할 거예요.”

그러면서 이일화는 “어느새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연기 열정 만큼은 20대 때보다 더 뜨겁다”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일화는 지금,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에 섰다고 덧붙인다.

“연기를 하며 삶의 행복을 알게 됐어요. 이런 행복을,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요. 또 나중에는 모노드라마를 해낼 수 있는 대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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