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하버드대학 강의를 앞두고 '한류와 민족주의'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국내 한 대학강연에서 또 따시 한류에 민족주의를 앞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했다.
박진영은 30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신촌동 연세대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이 학교 언더우드 국제대학 학생들을 상대로 벌인 강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약 200명의 학생과 언론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진영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세계화'(Korean Entertainment's Globalization)라는 주제로 벌인 강연에서 "한국의 대중문화상품을 수출하면서 '코리아'라는 설명을 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아직 우리 정서에는 민족주의(Nationalism)가 강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한류가 세계화 되는 과정에서 민족주의에서 벗어나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은 배신자라고 할 것이다"면서 "민족주의는 다른 관점에서는 꼭 필요하고 좋은 일이지만 대중문화에 있어서는 너무 강조되면 곤란하다. 태국기를 붙여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박진영은 한류와 과거와 미래에 대해 설명하던 중 대중문화 생산자가 한국인에서 다국적팀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진영은 "어떤 대중문화 콘텐츠를 설명하면서 '코리아에서 만들었다' '코리안이다' 는 등의 표현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면서 "그저 그 아티스트의 이름을 불러주며 소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영은 미국에서 스포츠나 자동차, 영화계에서는 아시아인이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유독 음악분야에서는 1위를 한 아시아인이 없다며 자신이 최초의 1위 아시안 음악인이 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학생과의 질의응답시간에서 박진영은 '우리 음악이 독창성은 없고 다른 나라의 것과 비슷하다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그냥 듣기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이지, 어떤 다른 나라의 영향을 받던 상관없다"면서 "굳이 독창적(unique)일 필요는 없다. R&B와 힙합이 미국의 음악이어서 우리가 그들의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나도 예전에는 우리 음악에 사물놀이를 접목해본 적이 있는데, 독특한 것보다는 그냥 듣기 좋은 음악이 좋다"고 했다.
박진영은 이날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의를 모두 영어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박진영의 강의를 경청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고, 질의응답시간에는 서로 질문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한편 박진영은 31일에도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미국의 영화와 드라마 관계자들과 함께 강연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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