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했다. 자신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기로 한 약속 시간에 배우 김태희는 정확히 나타났다.
"사실은 10분 전에 도착해서 차 안에서 쉬고 있었어요."
시간 약속에 철저한 편이냐고 묻자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죠"라며 상기된 표정을 짓는다.
사전에 몇 개의 질문을 준비했지만 그렇게 정확한 시간에 나타난 그 앞에서 머리 속에 짜여져 있던 성긴 질문의 순서는 벌써부터 어긋날 태세였다. 질문은, 늘 그런 것처럼, 두서없이 던져졌다.
새 영화 '싸움'(감독 한지승ㆍ제작 시네마서비스) 촬영에 한창이어서 몇 번이고 예정했던 일정을 몇 차례 협의 끝에 연기한 뒤, 촬영 일정의 빈 틈에 김태희와 나눈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사실 그 협의 속에서 '서울대 출신'이라는 배경에 관한 질문은 되도록 해주지 않았으면 하는 소속사측의 바람도 전해져왔다.
김태희 역시 이젠 좀 지겨울 법도 하거니와 질문하는 자로서도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은 아니었다. 그럴 바, 차라리 하지 않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렸다.
하지만 세련된 외모에 '서울대 출신'이라는 배경은 그에게 지적인 이미지를 강화해주었고 이는 때로 질투와 부러움의 이중적인 시선을 낳은 게 사실이다.
"데뷔할 당시 정말 갈등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그런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적성에도 맞지 않을 것 같았죠. 내가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걸 하고 싶은데 연기를 평생 할 수 있을까, 직업으로 삼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까 심각하게 생각하고 또 고민했어요."
"제가 남들은 모두 당연하다는 걸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할 때가 많거든요. 어릴 때부터."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폭력적이었어요.(웃음) 말도 많지 않았고. 동생(탤런트 이완)과 치고 박고 싸우고. 완이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내가 힘이 딸려 더 이상 싸우지 않았지만. 유치원 때는 남자아이 코피를 터뜨리기도 했고, 완이를 밀어뜨려 유리창을 깬 적도 있었어요.
-부모님 걱정이 많았겠어요.
▶그렇다고 부모님 말씀 안 듣고 그런 아이는 아니었어요. 데뷔할 때에도 부모님은 반대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를 아시니까.
김태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화제를 현재 촬영 중인 영화 '싸움'로 몰고 갔다. 권태기에 접어든 부부가 사소한 다툼 끝에 엄청난 싸움으로 이어가는 상황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영화에 대해 "내 안에 있는 것을 많이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 연기? "1년전 평생하겠다 결심했어요"
-그래도 그런 모습은 낯설듯 싶은데.
▶처음에 날 알리고 인기를 얻을 때 내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어요. 또 나를 둘러싼 조건과 외형적인 것만을 보고 (대중이)나에 대해 생각했던 부분들도 있었을 거구요. 나에 대한 기대치도 있었을 거예요.
김태희는 그래서 "항상 혼란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대중 앞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그는 "그 정답을 지금도 모른다"고 솔직함을 드러낸다.
▶데뷔 시절, 솔직히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을 때, 그런 반응을 봤어요. '쟤, 왜저래?' 이젠 좀 천천히 보여주고 싶어요. 내 생각대로 표현하고 보여줬을 때 그게 '비호감'으로 다가가면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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