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가 산업기능요원 근무당시 비지정업무를 했다는 이유로 검찰로부터 ‘편입취소’ 처분을 받고 재입대 위기에 놓였다. 검찰이 수사결과 밝혀낸 ‘비지정업무’란 애초 병무청에 신고 됐던 ‘프로그램 개발’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싸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34개월 동안 병무청으로부터 별다른 지적도 받지 않았고, 또 전역심사를 통과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싸이는 검찰 수사에 따라 재입대를 해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싸이와 싸이가 근무했던 F사는 34개월 동안 병무청으로부터 수차례 실사를 받았지만, 한 번도 검찰이 최근 밝혀낸 ‘비지정업무’에 대해서 지적받지 않았다. 그런데 검찰이 병례특례비리를 수사하면서 병무청이 몰랐던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싸이가 근무했던 F사의 한 관계자는 “싸이가 근무하는 동안 다른 업체보다 더 많은 병무청의 실사를 받았다. 하지만 별다른 지적은 받지 않았고, 그래서 계속해서 병역특례업체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병무청도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전역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검찰수사 결과 새로운 사실이 나왔다면 그에 맞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싸이가 근무할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를 발견해내지 못한 병무청은 자신들이 과거 심사했던 내용이 결국 잘못됐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돼버렸다.
병무청은 이번 싸이의 병역비리 수사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중요한 사안인 만큼, 검찰로부터 편입취소 통보를 받으면 서둘러 싸이에게 재입대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했다.
싸이는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근무하는 3년 동안 퇴근 후에는 부분적으로 음악활동을 병행했지만, 이것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3년 동안 아무도 저를 제지하지 않았고, 아무도 제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해 주지 않았습니다. 최근 검찰의 조사와 언론의 보도가 잇따라 진행되면서 ‘아 이런 지적을 그 당시에 받았다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고, 이미 소집해제를 명 받고 예비군 2년차에 접어들은 저였기에 처음에는 수긍하기가 힘들었습니다”고 했다.
병무청이 싸이가 특례요원으로 근무할 당시 싸이의 비지정 업무 사실을 발견하고 잘못을 지적해줬더라면 어땠을까? 산업기능요원의 업무를 관리 감독하는 병무청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학생에게 과오가 있으면 그의 교사나 학교측에서도 일정부분 책임을 지듯, 병무청도 이번 일에 어느 정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싸이가 검찰과 병무청의 처분에 겸허히 따르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다음날, 싸이는 묘하게도 ‘고약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19일 국방부가 ‘기혼병사 지원대책’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현역병 입영 대상자 가운데 자녀를 둔 기혼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할 수 있으며, 또 배우자의 임신 또는 6개월 이하의 자녀 양육을 이유로 입영연기를 신청할 경우 1∼2년 내에서 입영연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결혼해 오는 10월 쌍둥이의 아빠가 되는 싸이도 ‘기혼병사 지원대책’의 수혜자가 되느냐는 의문에 병무청은 “싸이는 연내 입영처리를 할 예정이어서 해당사항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싸이의 '비지정업무'에 대해 싸이의 법률대리인은 “싸이는 기획업무로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 했으며, 이는 광의의 프로그램개발 업무에 포함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싸이의 사건을 보면서 한 연예 관계자는 "일반 현역병이 신병교육훈련을 마치고 주특기를 받아도, 취사병이나 행정병, 기간병의 운전병 등의 경우에는 그 주특기대로 근무하지 않고 비지정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싸이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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