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수 "악역전문? 선한 눈빛을 보세요"

KBS 2TV '한성별곡'서

김현록 기자  |  2007.06.23 10:31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한정수가 드디어 악역에서 벗어났다. 다음달 초 방송 예정인 KBS 2TV 8부작 드라마 '한성별곡'을 통해서다.

'조선시대 연쇄살인극'이란 컨셉트로 출발한 퓨전 사극에서 그는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한성부 주부 서주필 역할을 맡았다. 실력있고 대쪽같은 무관이자 지식인, 좌절하는 주인공에게 힘을 더하는 멋진 선배이기도 하다.

한눈에도 모델 출신임을 짐작케 하는 훤칠한 키와 근육질 몸매, 선굵은 인상 탓일까. 한정수는 유독 주먹깨나 쓰는 악역과 질긴 인연을 맺었다. 영화 '해바라기'의 조폭 창무나 KBS 2TV 드라마 '마왕'의 사채업자 대식은 그 대표격이다.

스스로 '어렸을 땐 악마였는데 나이가 드니 심성이 고와진다'고 웃음을 짓는 그의 눈빛에는 독기보다 여유가 배어 있다.

"저는 제가 착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의지와는 상관없이 악역을 원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악역으로 미팅을 했다가 '눈빛이 선하다'고 캐스팅이 안 된 적도 있어요. 그런데도 정두홍 무술감독은 넌 액션 연기를 해야 된다고…. 어휴. 얼마 전엔 같은 소속사에 들어와서까지 그러시는 거 있죠."

원래 색깔있고 특이한 캐릭터를 좋아하기에 악역이라고 섭섭한 점도, 착한 역이라고 흐뭇한 점도 없다. 다만 연기하기에는 선한 쪽이 훨씬 편했단다. 일부러 독하게 마음을 먹는 대신 평상시 마음가짐으로 카메라 앞에 서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그도 '죽어야 사는 남자'라는 끈덕진 인연에서는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했다. 첫 영화 '튜브'부터 '얼굴없는 미녀', '해바라기', '마왕'에 이르기까지 항상 죽음으로 최후를 장식했던 그는 이번 '한성별곡'에서도 또 한 번 죽음을 맞는다.

한정수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역시나 장렬한 죽음"이라며 여유만만이다.

ⓒ임성균 기자 tjdrbs23@


대학 시절 농구를 하다가 졸업작품 패션쇼에 한 번 서 달라는 의상학과 여학생들의 성화에 처음 무대와 인연을 맺었던 한정수는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학교 시절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출전 멤버였던 아버지를 따라 축구를 했다. 고등학교 록밴드에서 베이스 기타를 쳤다. 대학은 미대를 갔다가 경제학과로 전과했다. 힙합음악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발을 들인 것이 연기의 세계.

"음악한다고 했을 때 한 선배가 그랬어요. '넌 가수는 아니고, 딱 배우야'라고. 나름 스스로가 뮤지션이라고 생각할 시절인데 얼마나 화가 났겠어요. 화가 너무 났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대로 본 이야기였죠.

ⓒ임성균 기자 tjdrbs23@


지금까지 하고 싶은 건 다 했어요. 하지만 거꾸로 이건 싫증을 잘 느낀다는 얘기거든요. 다행히 지금껏 연기를 10년간 했는데 싫증이 나지 않아요. 무엇보다 즐겁고, 다른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연기가 좋아 시작했고, 연기가 좋아 그것을 계속하고 있는 한정수에게 성공하느냐, 돈을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목표를 채우는 것보다는 거기를 향한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는 탓이다.

"나이 들어서 늙은 마누라와 함께 석양을 바라보면서 '내가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았지?'라고 물었을 때 마누라가 씩 웃어줄 수 있다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마누라가 '비겁했어'라고 그러면…. 아, 어쩐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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